트라우마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챔피언의 자리를 뒤로 한 복서가 걷는 타락의 길 - WIIZM WEBTOON (WEBTOON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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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 아내의 꿈

트라우마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챔피언의 자리를 뒤로 한 복서가 걷는 타락의 길


어부 아내의 꿈

official icon 트라우마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챔피언의 자리를 뒤로 한 복서가 걷는 타락의 길

■ 춘화 문어와 해녀

가스씨카 호쿠사이라고 하는 일본 에도 시대의 우키요에 화가가 있다. 우키요에는 판화의 일종으로 가스씨카 호쿠사이는 서양권에도 널리 알려진 유명 화가다. 그의 대표적인 우키요에인 부악 36경 중 하나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국내에도 제법 인지도가 있는 작품이다. 클로드 드뷔시의 교향곡 바다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기도 하니,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동양권 작품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부악 36경 중 하나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그런데 그런 가스씨카 호쿠사이에게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는데 스스로 모든 삼라만상을 그리겠다고 공헌한 만큼 풍경, 인물, 풍속, 사물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배경들을 소재로 삼았다. 그리고 그 중에는 다름 아닌 춘화도 존재하는 것이다. 춘화라는 장르가 성관계를 묘사하는 그림들인 만큼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상대를 가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각설하고, 굳이 춘화 이야기를 꺼낸 것은 호쿠사이의 1820년대 춘화집 ‘키노에노코마츠’에 수록된 ‘문어와 해녀’라는 작품 때문이다. 춘화라는 점, 그리고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문어와 해녀의 성관계를 적나라하게 다룬 그림으로 국내에서도 제법 유명하다. 무엇보다 ‘촉수물 포르노’라는 독특한 장르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많은 신사들이 의도치 않게 접할 계기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문어와 해녀라는 제목이 본국인 일본에서 쓰이는 명칭임에도 세계적으로는 다른 명칭으로 더 유명하다. 바로 ‘어부아내의 꿈’이다. 의미심장한 제목으로 그만큼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시키는 그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오늘 소개할 웹툰 ‘어부아내의 꿈’은 다른 사유가 없다면 춘화 어부아내의 꿈에서 제목을 가져왔으리라 추측 가능하다. 더불어 제목은 작품의 테마를 관통하는 가장 대표적인 항목 중 하나이기에 그 내용 역시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주인공 케이를 괴롭히는 고뇌는 문어로 이미지화되어 나타난다.>

 

■ 문어를 피해 문어에게

작품은 챔피언의 자리까지 오른 복서 케이의 고뇌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한 채 계속 시달리고 있었고, 마침내 한계에 다다른다. 트라우마는 이미지화되어 마치 문어와 같은 모습으로 강력한 촉수를 뻗어 케이를 옭아맨다. 그는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 했고, 결국 몸에 ‘어부아내의 꿈’을 문신으로 남기며 복서를 그만두기로 마음먹는다.

 

<타인이 부르는 명칭은 그에게 있어 거짓 덩어리일 뿐.>

 

 

그리고 그 이유가 희미하게 작품 내에 드러난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길은 마치 시체 같다. 남들이, 타인이 보는 자신만 있을 뿐 진정한 자신을 스스로도 찾지 못 한 채 무기질적인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누군가의 정해진 눈빛을 피하고픈 것이다. 그 때 그의 시선을 잡아끄는 남자가 있다. 지역 조직을 운영하는 야쿠자 보스 신야다. 알 수 없는 강렬한 끌림에 따라 그는 신야의 밑으로 들어가 조직 생활까지 시작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위험한 만남이 시작된다.

케이는 그가 자신을 구렁텅이에서 이끌어 자신을 찾게 만들어줄 거라고 기대했던 것일까. 그야말로 떨어지지 않는 문어(트라우마)를 피해 또 다른 촉수(신야)에게 몸을 맡기게 된 것이다.

 

<그의 시선 한 번에 케이는 그의 조직원이 되어서까지 타락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는다.>

 

 

■ 독특한 느낌의 BL

어부아내의 꿈은 기본적으로 BL을 다루고 있다. 때문에 인물의 감정선에 굉장히 많은 할애를 한다. 헌데 독특한 점이라면 오가는 감정이 중요한 BL임에도 특히 케이가 느끼는 그 때 그 때의 감정이 작품의 중심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만큼 개인의 심리묘사를 많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미묘하게 보이듯 안 보이듯 변하는 등장인물의 작은 심리변화를 능숙하게 끄집어낸다. 그만큼 등장인물에 관한 몰입도는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충분히 이입하여 감정을 따라가지 못 하면 어느 순간 인물의 행동들에 대한 개연성과 이해를 놓칠 수 있어 이야기 전개가 다소 친절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느끼는 상황이나 처한 입장, 그렇기에 택하는 선택들은 제법 긴장감 있게 전개되며 충분히 드라마틱한 상황을 만들어낸다.

 

주요 배경은 신야가 보스로 있는 조직으로 장르와 별개로 드라마적인 구성이 인상 깊다. 대부업, 폭행, AV촬영, 캬바레 운영, 조직 간의 다툼 등 배경이 단순 소재로만 활용되는 게 아니라 이야기에 깊게 관련되어 있다. 명망 있는 권투선수였던 주인공 케이는 조직의 막내가 되어 철저히 조직 생활과 멸시를 강요받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신야가 간절하고, 신야는 그런 케이를 아끼면서도 맛있는 건 가장 나중으로 미루는 거라며 그의 욕망을 들어주지 않는다.

진흙탕 속에 특별한 두 남자의 사랑이 아름답게 피어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미 그들 역시 진흙이 잔뜩 묻어, 질투하고 시기하고 온갖 더러운 일에 휘말리며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어갈 뿐이다.

 

<작품은 진흙탕의 모습을 과감하게 보여준다.>

 

■ 어째서 어부아내의 꿈일까.

앞서 어부아내의 꿈이라는 춘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재밌게도 본래 문어와 해녀라는 제목으로 그려졌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수많은 상상력이 발휘되어 어부아내의 꿈이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이는 타인에 의해 본연 그리고 본질만으로 존재할 수 없고 다르게 인식될 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웹툰 어부아내의 꿈은 케이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본질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은퇴한 복서인 그런 케이를 바라보는 특별한 인물, 조직의 보스 신야와의 사이가 스스로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는 세상과 다름을 가지고 있는 남자들의 사랑을 그리는 동시에 나라는 존재의 인식에 대한 테마가 끈적하게 연결되며 무게감 있는 드라마를 이룬다.

웹툰 어부아내의 꿈은 두 사람의 특별한 감정 위주로 즐기는 여타 BL과는 다른 재미를 가지고 있다. 가볍게 즐기기는 어렵지만 현실감 있는 구성과 제법 하드한 전개로 독특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주인공이 새기기로 마음먹은 문신. 그야말로 어부아내의 꿈이다.>​ 

 

① '문어와 해녀(蛸と海女 타코토아마)' 또는 '어부의 아내의 꿈(The Dream of the Fisherman's Wife)'는 에도 시대 1814년 세 권으로 출판된 우키요에 양식의 춘화 작품집 '희능회지고진통'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다 - 자료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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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뽀루
  • 작성자 : 김뽀루
  • 작성일 : 2018/01/30 -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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