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또 다른 존재 이유 ‘독자를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 윤태호 작가의 <오리진> - WIIZM WEBTOON (WEBTOON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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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만화의 또 다른 존재 이유 ‘독자를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 윤태호 작가의 <오리진>


오리진

official icon 만화의 또 다른 존재 이유 ‘독자를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 윤태호 작가의 <오리진>

버스에서 나를 생각하게 만든 안내문이 있었다. “버스가 정차하면 일어나시는 게 ‘문화시민’의 ‘에티켓’입니다.” 매일 보던 안내문이었다. 요새 읽는 윤태호 작가의 <오리진>을 보고 나서는 낯선 안내문이 되었다. ‘에티켓?’ 내가 경험으로 익혀온 에티켓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사는 법’정도다. 반면, <오리진>에서의 에티켓은 거리다. 충돌을 예방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 그 거리를 지키면 가까워질 수 있다고 작품에서 말한다. 교양 만화를 표방한 <오리진>이 던지는 주제는 에티켓만이 아니다. 첫 번째 주제 ‘보온’을 시작으로 100가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 나는 100가지 호기심을 가지고 <오리진>을 보려 한다.

 

 

[ 오리진 ]

 

 

<오리진>은 ‘보온’이라는 주제로 시작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로봇 ‘봉투’다. 봉투는 먼 미래에서 한 과학자의 자손이 21세기로 보낸 로봇이다. 미래 인류는 먹는 고민, 배우는 고민, 일해야 하는 고민, 아파야 하는 고민 등을 해결하면서 결국 영생하는 법까지 찾아냈다. 모든 고민을 해결한 미래 인류는 아이러니하게도 살아가는 이유를 상실하고 자살을 택한다. 이 작품의 프롤로그는 이처럼 비극적이다.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해 21세기로 온 봉투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미래 과학자는 21세기가 가장 역동적이었다고 판단해 봉투를 보냈다. 봉투는 학습하지 않는 미래 인류에게 학습하는 법을 송출한다. 물론 봉투가 배우고 자기화한 것들이어야 한다. 즉, 학습이어야 하며, 21세 것이어야 한다. 학습 대상은 ‘교양’과 그 ‘기원’으로 범위는 모든 것과 그 시작이다. 이 방대한 스케일이 <오리진>에 담긴다는 뜻이다. ‘보온’은 그 첫 번째 주제다. 보온이 첫 번째 주제가 된 이유는 의미심장한데, 작품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송출 ]

 

나는 웹툰 리뷰를 쓸 때 갖는 문제의식이 있다. ‘내가 왜 이 만화를 봐야 하는가, 혹은 우리는 왜 이 만화를 함께 봐야 하는가?’다. <오리진>에는 그 이유가 상당히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교양을 쌓을 목적이나, <이끼>, <미생>, <내부자들>을 그린 스타 작가의 작품이어서가 아니다. 만화를 보는 이유는 첫째는 재미, 둘째는 상상 때문이다. 재밌는 상상력을 키우는 게 만화의 존재 이유다. 그러나 또 다른 존재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독자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만화’다. 마치 ‘보온’의 프롤로그처럼 완벽하게 재밌는 만화가 있어서 만화에 흥미를 잃게 되는 참극과 비교될 수 있겠다. ‘우리가 왜 만화를 보지?’ 이런 질문을 <오리진>을 통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작가가 말하는 여러 주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내 생각과 비교해보며 읽자. 그러면 ‘보온’, ‘에티켓’(저스툰에 연재된 주제만 놓고 보면) 이외에도 대사에 나오는 단어들을 쉽게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필자가 버스 안내문에서 ‘에티켓’이라는 글자를 보고 생각에 잠긴 이유도 이해되지 않나? 각성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적절한 거리 ]

  

[ 가까워지기위해서 ]

 

‘내러티브 교양 만화’ 이것이 윤태호 작가와 기획팀이 붙인 <오리진>의 장르라고 한다. 단순히 지식을 설명하는 만화가 아니라 이야기로 풀어가는 지식이기 때문에 장르 규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식이 먼저가 아니라 만화가 먼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윤태호 작가는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듯, 배우지 못한(?) 반성을 하고 산다. 그에게는 지식이 먼저다. 무슨 말이냐면, 문하생 때, 만화 그리는 일이 단순히 그림 그리고 웃기는 일이 아니라는 현실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깊이 배워야 한다는 반성이 그의 역작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오리진>은 그가 배워가는 과정을 작품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로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대업이다. 봉투가 학습하듯, 작가도 학습한다. 긴 세월 독자는 함께 배운다. 함께 생각하기다.

 

[ 배움이 없으면 배움없이 성장한다 ]

 

 

<오리진>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가 크다. 이유는 여기에서 다룰 주제들이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오리진>을 만드는 팀에는 지식인들이 함께한다. 상당히 다듬은 결정들만 발표한다는 공산이다. 궤변은 아닐 것이다. “배움이 없으면 배움 없이 성장한다.” 윤태호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다. 다만, 그들이 던지는 주제는 가르치기 위한 게 아니라 생각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 잊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 주제는 '인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가장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주제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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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일
  • 작성자 : 새일
  • 작성일 : 2017/11/28 -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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