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분위기 주식입니다. 호황장일 땐 얘기 안 하다가 폭락장일 때 굳이 주식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보면 아시겠지만, 에디터는 주식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렵잖아요. 웹툰 얘기를 하는데 주식 이야기를 하려면, 도대체 어디까지 가냐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만, 생각보다 가까운 데 있습니다.

아무튼, 이 이야기를 하게 된 건 카카오가 지난 4분기 실적발표를 한 2월 11일 때문입니다. 당시 카카오는 실적발표를 하면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알렸습니다. 그런데 에디터의 눈을 사로잡은 건, 이 실적발표를 한 요일이었습니다. 

2019년 1분기부터 일한 에디터는, 항상 카카오의 컨퍼런스콜(실적발표를 위한 일종의 음성 방송)을 들었습니다. 카카오는 2019년 실적발표를 항상 목요일에 개최했습니다. 2019년 1분기는 5월 9일(목), 2분기 8월 8일(목), 3분기 11월 7일(목), 4분기 2020년 2월 13일(목). 2020년은 1분기 수(5.6), 2분기 목(8.6), 3분기 목(11.4), 4분기만 화요일(2.9)에 실적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2021년 들어오면 1분기 목(5.6), 2분기 금(8.6), 3분기 목(11.4), 4분기 금(2. 11)으로 금요일이 두번이나 있었습니다.

지난 2년간, 단 두 번만 금요일에 실적발표를 한 겁니다. 그것도 2021년 2분기와 4분기 발표만 금요일에 치러졌습니다. 오늘 칼럼은 이게 웹툰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 첫번째 금요일 실적발표: 카카오의 짧았던 영광의 시간과 금요일 실적발표

지난해는 카카오에게 영광의 시간을 예고하는 듯했습니다. 증권사 분석 보고서에는 “성장의 폭주기관차”나 “더 오르기 전에 사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죠. 4월에는 액면분할을 실시하면서 소액 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나는 호재도 있었습니다. 카카오 소액주주는 액면분할 전 56만명이었는데, 2021년 9월 30일 기준으로는 200만명을 넘겨 201만 9천여명에 달했습니다.

단일 주식 중에 200만명이 넘게 가지고 있는 주식이 몇 개나 될까요? 딱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죠. 그만큼 카카오에 거는 기대가 컸던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뜨겁던 2분기를 지나고 실적발표가 다가온 8월, 카카오는 처음으로 금요일에 실적발표를 치릅니다.

당시는 카카오택시의 점유율 문제, 카카오 모빌리티 요금 인상으로 불거진 골목상권 침범, 폭주하는 자본의 질주를 막기 위한 자성 요구가 높았습니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5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 재단을 설립하고, 기부활동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죠. 이런 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2분기 실적발표를 금요일에 한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금요일에 이슈가 있으면 주말이 지나가면서 흐려지기 마련이거든요.

 

* 꺼지지 않은 문제: 카카오의 계열사 문제

아무튼 이런 고민을 해야 할 정도로 카카오가 국내에 가지는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는 플랫폼 기업으로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해 있고, 그만큼 수익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계열사도 많습니다. 2021년 4월 기준으로 카카오 계열사는 105개, 국내에서 계열사가 가장 많은 SK(144개)에 이어 2위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1년 10월 중순 파악한 카카오의 지분소유도(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이렇게 계열사가 많다보니, 당연히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투자를 끌어 모오고 있었습니다. 좋게 말하면 수익 다각화를 실현했고, 나쁘게 말하면 문어발식 확장으로 무분별한 포식을 이어가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2020년 카카오게임즈, 2021년 카카오뱅크가 물적분할 후 상장하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듣기 시작합니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상장할 때는 200만 주주를 향해 가던 때니까, 주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겠죠? 그런데 자회사가 상장하는데 왜 모기업이 욕을 먹을까요? 물적분할은 뭐길래 이랬던 걸까요?

 

* 물적분할 후 상장, 왜 욕먹나? ‘지주사 할인’의 정체

물적 분할은, 모기업의 특정 사업부를 신설 기업으로 만들고, 이에 대한 지분을 100% 모기업이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방식입니다. 당연히 모기업이 100% 지분을 가지기 때문에, 잘 나가는 기업이 물적분할을 하면 주주들은 이득을 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분할한 기업이 상장할 때 생깁니다.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의 차이

 

물적분할 한 기업이 상장되면 기존 주주들은 투자를 통해 기업이 이득을 볼 수 있게 했음에도 주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를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라고 부릅니다. 기업을 쪼개서, 상장하는 거죠. 근데 기업이 상장까지 하려면 나름 잘 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모기업의 사업 부문 중에 ‘잘 나가는’ 사업부를 떼어서 상장했으니, 당연히 원래 모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던 주주들의 기업 가치는 낮아지게 됩니다. 돈 잘 벌어오던 부문이 독립해버렸으니까요.

이걸 ‘지주사 할인’이라고 합니다. 지주회사는 주식을 가지고 다른 회사의 기업활동을 지배하는 회사를 말하는데, 상장 전의 모기업이 물적분할 된 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근데 이게 상장하면서 분리되어 나가니까, 모기업(지주사)의 주식의 가치는 떨어지는 거죠. 당연히 카카오게임즈도, 카카오뱅크도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한가를 치는데, 카카오게임즈 상장 전에 카카오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은 단 한 푼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미 지분 100%를 가지고 상장 준비를 한 모기업은 돈을 법니다. 보유하고 있던 지분 가치가 올랐으니까요.

 

* ‘주식 먹튀’ 논란까지 겹친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의 차기 공동대표로 내정되었던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 후 4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한꺼번에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른바 ‘주식 먹튀’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렀습니다. 

문제는, 성과 독려를 위해 임원진에게 주어지는 스톡옵션을 가지고 추후 본사로 옮기게 될 경우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이 주식을 팔아야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결국 주가는 떨어지게 되고, 그 피해는 소액주주가 고스란히 받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이 지는 책임은? 글쎄요. 뭐 주식이 떨어졌다는 것 정도, 그리고 이번과 같은 리스크가 있다는 것 정도일까요?

 

 

그래서 ‘쪼개기 상장’을 막아달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견실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 보다, 상장 타이밍에 맞춰서 공모주에 응모하고, 그렇게 받은 주식이 ‘따상’하면 견실하게 투자하는 것 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왜 장기투자를 하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 두번의 금요일 실적발표: ‘쪼개기 상장 계획 없다’는 카카오, 식은땀 나는 카카오엔터

이런 상황에서 두번째 금요일 실적발표가 열립니다. 당연히 이번에도, 뜨거운 여론을 잠재울 카드가 필요했을 겁니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카카오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 그리고 3천억원대 주식 소각을 통해 주가 방어는 물론 배당금을 약속하는 등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약속을 풀어놨습니다.

당연히 ‘쪼개기 상장’ 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카카오 배재현 CIO(최고투자책임자)가 카카오 자회사 상장을 두고 “쪼개기 상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합니다. “원래 카카오톡 관련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본사에서 잘 되고 있는 사업을 물적분할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해석해보면 ‘카카오톡을 분사할 생각은 없다’는 말로 들리는데, 주주들은 그걸 지적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러면서 배 CIO는 “(상장했거나 준비 중인 자회사)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이 없던 사업 초반에 (상장했거나 상장 준비하고 있고),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수한 사업을 상장한 경우에 해당한다”라며 “사업 초기에 분사를 통한 외부 자금 투자가 필수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전적 정의를 보면 우리가 한 건 쪼개기 상장이 아니다’라는 해명이었지만 이걸로는 부족하겠죠. 그런데 주주들이 지적하는 건 상장을 통해 본사인 카카오는 돈을 벌었지만 본사에 투자한 주주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 CIO는 “12월에 밝힌 대로 도쿄 증시 상장을 추진중인 카카오픽코마를 제외하면 카카오 공동체 내 기업공개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카카오엔터는 아마 식은땀이 났을 겁니다. 이미 작년에 카카오웹툰을 런칭하면서 ‘카카오웹툰 보면 카카오엔터 주식 응모권을 드린다’는 내용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고, 이미 카카오페이지 시절인 2019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해외 상장 주관사를 알아보기도 했죠. 한편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진수 대표가 “미국에서 IPO를 추진할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전해져 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죠.

아무튼, 카카오페이지를 중심으로 한 카카오엔터는 이미 3년째 상장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벤트로 주식 응모권까지 뿌릴 정도면 상장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카카오 본사의 최고투자책임자가 ‘그런 일정 없다’고 못 박아 버린 겁니다.

 

* ‘절대’란 없더군요 for 카카오 나올까

물론 ‘주주들과 논의중’이라고 한 걸 보면, ‘카카오엔터 상장합니다’라고 카카오가 이야기할 가능성이 0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주들이 이렇게 화가 나 있는 상태에서 ‘상장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200만 주주들의 융단폭격을 각오해야 할 겁니다.

카카오엔터는 지금 해야 할 사업이 많습니다. 메타버스 콘텐츠는 물론 카카오TV에 실을 자체 IP 제작도 해야 하고, 뿐만 아니라 단순히 판권판매가 아닌 IP확장을 통한 카카오엔터의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픽코마는 여유롭습니다. 일본에서 이미 카카오페이지의 매출을 역전했고, 그 격차를 벌리고 있는데다 글로벌 진출도 순조롭습니다. 물론 픽코마에서 진행하던 영상 사업부를 접었지만, 일본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애니메이션화 등을 직접 조율하기도 편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유명한 짤방인 ‘그런데 짜잔! 절대란 없더군요’가 여기서도 벌어질지 궁금합니다. 카카오에 대한 주주들의 민심은 흉흉합니다. 1년 전 최고 17만 3천원까지 갔던 주가가 지금은 9만원대로 떨어졌거든요. 물론 여기엔 플랫폼 독점 규제 정책이나, 금리 인상으로 인한 하락장이 열린 것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잘못을 했다고 주주들이 생각하는 곳은 카카오입니다. 그래서 잠시 민심을 달래놓고 다시 하던 대로 돌아가는, ‘짜잔 for Kakao’가 나오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고 있는 거겠죠.

 

이처럼 카카오엔터 상장이 일단 단기간 안에는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카카오엔터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더욱 공격적인 투자일 겁니다. 최근 카카오엔터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삼양씨앤씨가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이런 식으로 자회사 CP들의 하위 플랫폼화를 통해 카카오엔터가 그리는 그림을 유추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일단 빠른 상장길은 막힌 카카오엔터가 어떤 전략을 취할지, 지금의 행보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시간만이 알고 있을 겁니다. 그건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취재가 더 진행되면 알아보기로 약속하면서, 이번 칼럼 마치겠습니다.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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