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카카오웹툰이 처음 선 보인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한국에도 많은 일이 있었죠. 카카오웹툰이 런칭하면서 아이유씨가 광고 모델로 나와 아이유씨의 얼굴 위에 “KAKAO WEBTOON”이라는 글자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다음웹툰이었던 사명은 ‘카카오웹툰’이 아니라 ‘카카오웹툰 스튜디오’가 됐습니다. 어라? 다음웹툰의 레거시를 이어받는다면 ‘카카오웹툰’으로 바뀌는게 맞을 것 같은데, 왜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로 바뀌었을까요?

오늘 칼럼은 이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 제작환경의 변화

먼저, 다음웹툰 시절과 카카오웹툰이 등장한 시기의 ‘제작환경’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작가 한 명이 모든 것을 담당했죠. 지금도 이건 유효합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작품 확보, 그리고 무엇보다 한번에 여러편을 런칭하는 ‘기다리면 무료’ 형태에는 부적절하죠. 그래서 전문 제작사가 늘어났고, 스튜디오 체제가 흔한 지금이 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국내 카카오웹툰이 런칭한지 약 한달 뒤인 9월 7일, 카카오웹툰 인스타그램엔 ‘작가 모집’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이건 뭐 일반적이죠. 그런데, 그 공지의 내용이 어딘가 낯설었습니다. 

 

 

출처=카카오웹툰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이 공지에는 ‘협업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 갈 *그림 작가* 부문 지원 가능! 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전처럼 작가 한 명이 AtoZ를 모두 담당하는 형태라면 찾아보기 어려운 지원 공고죠. 

 

* 플랫폼 환경의 변화

예전에는 ‘양대 플랫폼’ 하면 네이버웹툰과 다음웹툰이었습니다. 두 플랫폼의 색깔도 약간 달랐고, 그래서 양대 플랫폼이 각각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죠. 하지만 플랫폼이 점차 거대화되고, 네이버-카카오의 양강구도가 더 확실해지면서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작년인 2020년, 다음웹툰이 ‘천하제일 공모전’을 개최했는데, 이 공모전의 전반기 당선작 중 대부분이 네이버웹툰의 지상최대공모전 당선작과 겹쳐버린 겁니다. 이 중 많은 작가들이 네이버웹툰을 선택했고, 당시 다음웹툰은 네이버웹툰을 선택한 작가들에게 호의를 베풀었죠. 조건 없이 보내주기로 한 겁니다. 그리고 예정되어 있던 후반기 공모전을 취소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처럼 양대 플랫폼 구도가 변화하면서, 다음웹툰은 깊은 고민에 빠졌을 거라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점차 안정적인 IP확보가 어려워지고 있었는데, 공모전을 통한 IP확보도 이전과는 다른 구도가 되었음을 뼈저리게 느꼈을 테니까요.

 

* 작가들이 처한 환경의 변화

여기에 작가들이 처한 환경의 변화도 한몫 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작가들이 점차 치열해지는 시장에 홀로 도전하기보다 스튜디오 형태로 도전하기를 원하는 경우도 늘었죠.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존재하지만, 스튜디오 체제로 경쟁력을 구축하려는 작가들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웹툰 작가들이 가장 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 ‘차기작’이 수면위로 떠오릅니다. 그러니까, 세상에서 가장 힘든 차기작을 혼자 연재하는 것 보다, 능력있는 창작자와 제작역량을 갖춘 업체가 함께 제작하는 시대가 도래하게 된 겁니다. 

말하자면 웹툰도 총괄감독 역할을 하는 창작자와, 그의 지휘에 맞춰 함께 작품을 만들어갈 주니어 작가-예비 감독-들이 함께 일하는 시스템이 갖춰질 준비가 된 거죠. 시장의 변화가 기업의 필요를, 이 모든 변화가 작가의 변화를 이끌어낸 겁니다.

 

*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라는 이름

여기까지 이해하고 나면,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다르게 보입니다. 카카오웹툰 스튜디오가 가진 강점부터 살펴볼까요?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의 웹툰 플랫폼이었던 다음웹툰의 레거시를 이어받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했죠. 일단, ‘카카오웹툰’이라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웹툰에서 일했던 인력, 그러니까 그동안 경험이 쌓인 PD진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부터는 에디터가 생각하는 뇌피셜입니다. 뇌피셜로 카카오웹툰이 그리는 그림을 한번 추측해 볼까요? 능력있는 창작자들도 버거워하는 ‘차기작’,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는 카카오웹툰이라는 플랫폼에 연재를 약속합니다. 대신,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는 작품 제작에 깊게 관여합니다. 스태프를 제공하고, 이렇게 제작에 들어가는 일체의 비용을 투자합니다. 그리고 투자 지분 만큼, IP의 지분을 제공받습니다. 작가와 ‘공동제작’ 형태로 작품을 만드는 거죠.

그러면 IP활용에서도 어느정도 자유로운데다, 개인 창작자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블록버스터’ 웹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카카오웹툰이 아니라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로 사명을 바꾼 데엔 이런 이유가 있는게 아닐까요?

여기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IP 지분 분배 비율이 어떻게 될지, 소위 '매절'계약은 아닐지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은 많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지켜봐야 할 이유도 충분합니다. 물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아니면 딱히 ‘카카오웹툰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지을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지우기가 어렵네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에디터는 여기서 물러나고, 다음 칼럼으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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