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바야흐로 글로벌 시장 확장의 포문을 연 한해였습니다. 연초부터 네이버웹툰의 왓패드 인수 소식이 전해지더니, 카카오는 급기야 1조원 가까운 돈을 들여 래디쉬와 타파스를 인수했죠. 엄청난 규모의 인수전이 펼쳐지면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일본의 카도카와 대주주가 된 것은 덤이구요.

이들이 진출을 선언한 국가들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인구가 많다거나, 인터넷이 빠르다(?)거나 하는 설명으로는 불충분합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 플랫폼들은 해외에 진출하게 된 것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먼저 설명하기에 앞서 여기에 적은 년도는 편의상 분류하기 위함이니 이 시기에 이런 경향이 있었다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자세한 내용은 글에서 살펴보도록 하죠!

 

2014~2017&2021: 일본, 대만, ASEAN 

네이버웹툰이 해외진출 원년을 선언했던 2014년은 꽤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던 시기였습니다. 레진코믹스가 등장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포털 위주의 웹툰과 전문 웹툰 사이트로 분류되던 시기기도 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플랫폼이라는 말도 잘 쓰지 않았죠.

이때 시장이라는 의미로 해외진출을 시작했던 국가가 일본, 대만, 그리고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지역입니다. 네이버웹툰은 당시 일본과 동남아지역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던 서비스인 라인(LINE)을 타고 라인웹툰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2013년 일본의 라인망가를 시작으로 2014년 태국, 2015년 인도네시아와 대만 등지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습니다.

이처럼 라인이라는 압도적인 사용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라인망가와 달리, 카카오페이지는 인도네시아의 네오바자르를 2018년 인수해 2020년에야 카카오페이지로 이름을 바꿨고, 이번에 태국과 대만에 카카오웹툰을 런칭하며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일본에는 픽코마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웹툰보다 3년 늦은 2016년에 문을 열었죠. 라인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가 없는 만큼, 확실히 네이버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럼 왜 일본, 대만을 비롯한 아세안 지역이 우선 진출지역으로 꼽혔을까요?

 

 

먼저 동남아 지역은 2015년 기준 모바일 보급이 아주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소니의 계열사인 에릭슨이 조사한 2015년 보고서(Ericsson analysis on South East Asia and Oceania data published by operators, government bodies and industry analysts, 2016. 3)에 따르면 모바일 브로드밴드 가입자를 보면 태국은 2015년에 이미 100%가 넘는 가입률을 보였고, 40%에 채 못미치는 베트남은 2021년에 12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50% 정도의 보급률을 보이는 인도네시아 역시 마찬가지로 높은 성장률을 전망해볼 수 있었습니다.

높은 모바일 가입자, 그리고 높은 성장성이 이들 시장에 진입하는 가장 큰 요인이었다면, 대만과 일본은 조금 다릅니다. 대만과 일본은 이미 높은 모바일 보급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일본은 세계 최대의 만화시장을 가지고 있고, 대만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이미 만화에 굉장히 친숙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구매력은 일본과 대만을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이게 만들었죠. ‘성장성을 보고 미래에 투자하는 동남아시장, 그리고 높은 구매력과 만화 친화적 시장을 가진 일본과 대만에 진출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픽코마는 일본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던 라인망가를 제치고 2020년 매출액만 4,146억원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보였습니다. 카카오페이지의 3,592억원보다 약 450억원가량 높은 매출액을 보였다는 점도, 세계 최대 만화시장에서 보여준 성과이기도 합니다. 또한 카카오웹툰이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태국에서 런칭했다는 점은 동남아의 성장세가 매출로 전환될 시기가 곧 다가온다는 생각을 해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2018~2020: 북미 

사실 북미시장은 2014년 네이버웹툰, 2016년 레진코믹스 등이 진출해 웹툰 진출의 역사가 꽤 긴 편입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유료화가 도입되고, 성적을 내기 시작한건 2018년 정도가 기준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레진코믹스는 2018년에 처음으로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했고, 네이버웹툰은 2018년 북미지역에서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죠.

미국 만화시장은 마블-DC의 양대산맥과 다크호스 등의 일부 출판사들이 굳건히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미국 코믹스의 특성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것이 다시 독자들이 미국에서 만화에 기대하는 바로 읽히기도 합니다. 새로운 만화 시장을 개척하고, 일반 독자들에게 익숙해지기 위해 네이버웹툰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에 문을 열었는데 2018년에 유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만화하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형식도 만화라는 걸 알리는 것이 해결되어야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그렇게 새로운 작가들을 키워내고, 새로운 문화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 구축에 돌입했습니다.

 

코믹콘 단골 손님이었던 라인웹툰

올해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북미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와 타파스를 안겨준 것도, 이제는 북미에서 시장성이 확보되었다는 계산에서 북미지역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코미코 역시 영문판인 포켓코믹스20207월에 런칭했고, 같은해 11월에는 리디의 영문판 글로벌 서비스 만타(Manta)’가 런칭했습니다그동안은 마블과 DC의 아성 때문에 독자층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북미 웹툰시장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만들어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미에서 내년부터 플랫폼들의 경쟁이 아주 치열해질 것 같네요.

 

2019~2021: 유럽 – 프랑스, 스페인, 독일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유럽시장 진출이 늘었습니다. 이미 2011년 런칭한 델리툰2019년 봄툰을 운영하는 키다리스튜디오가 인수했죠. 이미 프랑스에는 이즈네오(Izneo), 웹툰팩토리, 베리툰 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기에 2019년 네이버웹툰은 2019년 프랑스와 스페인에 한번에 플랫폼을 런칭했고, 지난 3월 말에는 독일에 플랫폼을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소비력이 있고, 언어권에 따른 영향력도 높은 편이죠. 특히 프랑스는 방드 데시네(BD, Bande dessinée)’로 잘 알려진 만화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일본 망가에서 영감을 받은 망프라(Manfra)’라고 불리는 방식이 나오는 등, 다양한 만화에 대한 관심도 높죠. 스페인은 유럽지역 최대 만화축제 중 하나로 알려진 바르셀로나 지역의 살롱 델 코믹’, 그리고 정부가 직접 수여하는 국립 만화대상(Premio Nacional del Cómic de España)등이 제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꽤나 만화에 대한 수요가 높고, 특히 일본만화에 대한 친화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해요.

 

  

거의 오픈하자마자 선보였던 스페인 웹툰 공모전

 

특히 스페인에선 2010년대부터 꾸준히 웹코믹방식이 선보인 것이 확인되는데, 이걸 하나로 묶어서 플랫폼화 시키기보단 개인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단행본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여주는데 집중되어 있기도 했어요. 그래서 스페인에 진출한 라인웹툰은 작가 공모전을 스페인에서 가장 먼저 열기도 했죠.

다음으로 문을 연 독일은 에를랑겐 코믹 살롱이라는 만화축제(https://www.comic-salon.de/en)가 있고, 만화시장 역시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무엇보다 출판시장이 쇠퇴하면서 전체적인 출판사 숫자는 줄었지만, 그만큼 독립출판이 늘어나면서 독립만화가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 주목할만 합니다. 대형 출판사가 아니라, 소형-개인 출판으로 만화작품을 하는 작가들이야말로 웹툰시장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기 좋은 지형이죠.

 

별도로 봐야 할 중국

여기서 중국 시장은 조금 별개로 봐야 합니다. 중국에는 해외 기업이 직접 진출할 수 없고, 51% 이상의 중국인 지분이 있어야 기업을 세울 수 있거든요. 그래서 네이버웹툰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중국에 직접 진출하진 못하고 있어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텐센트와 손잡고 MCP(Main Contents Provider, 주요 콘텐츠 제공자)로 진출하는 방식의 신규 플랫폼 런칭을 예고했지만, 네이버웹툰은 사실 중국시장에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진 않아요.

이건 2017년 이후 강해진 한한령 등 중국의 복잡한 규제와 정치 등 통제 불가능한 이슈가 얽혀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예요. 규모가 큰 시장이고, 매력적인 시장인 건 맞지만 리스크가 너무 크고, 그 리스크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중국시장은 조금 떼어놓고 별개로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미래에는 어떤 시장을? 

그럼 미래엔 어떤 시장이 가능성이 있을까요? 먼저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탈리아는 오랫동안 만화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인터넷 보급률도 높은데다 최근 출판시장 침체의 여파로 만화시장도 주춤하고 있거든요.

또 그 다음은 남미가 주목받는 시장 중 하나입니다. 남미 시장의 스마트폰 이용자만 45천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시장의 경제침체가 길어지면서 시장성에 대한 의문이 따라붙는 상황이어서 당장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진출보단,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미래시장 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지금까지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왜 해외진출에서 해당 시장을 선택했는지를 간략하게 짚어봤습니다. 다음시간에는 다른 알찬 정보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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