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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만화학의 재구성: 읽기는 쉽고, 설명하긴 어려운 만화. "만화학"으로 풀다

에디터 이재민

[서평] 만화학의 재구성: 읽기는 쉽고, 설명하긴 어려운 만화. "만화학"으로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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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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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NEWS

 

 

"만화를 잘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좋은 만화가 뭐냐"는 질문 만큼이나 어려운 질문이죠. 읽어보면 압니다. 너무 쉽게 이해가 되는 '좋은 만화', '잘 만든 만화'를,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그건 왜 그런 걸까요?

만화를 '만화'로 만드는 건 여러가지 구성요소가 합쳐져야 가능한 겁니다. 우리가 쉽게, 단순하게 보는 만화는 여러가지 요소들의 컴비네이션인 셈이죠. 먼저 간단하게는 글과 그림이 있고, 칸과 칸 테두리, 말풍선, 배경, 그리고 출판만화에선 페이지와 스크롤에서는 스마트폰의 '스크롤'까지 구성요소에 포함됩니다. 

사실 '덴마'의 이 장면은 이건 만화에 대한 설명이었던 겁니다(아님)

만화는 이렇게 수많은 요소들을 작가의 의도에 따라 배치하고, 그에 따른 효과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표현방식입니다. 그림과 서사부터 연출까지, 수많은 것들을 합쳐놓았기 때문에 읽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설명하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때문에 설명을 하려면 작가가 담아놓은 요소들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또 다른 매체로 설명하면서 이해시키는 글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만만치 않죠? 아마 그래서 만화의 산업적 성취나 서사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만화의 표현방식 자체를 다루는 글은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만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에디터도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예요.

아무튼, 이렇게 아무나 할 수 없는 이 작업을 너무나 명쾌한 문장으로 풀어낸 책이 나왔습니다. ​한상정 교수가 펴낸 <만화학의 재구성>입니다. '잘 만든 만화'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한 전 작업, 그러니까 만화가 무엇인지 연구하는 '만화학'에 대한 질문과, 20년 넘게 만화를 연구해온 한상정 교수가 내린 답이 책 속에 담겼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만화만이 가진' 특성에 대해 깊게 파고들면서, 흔히 인용되곤 하는 <만화의 이해>의 이집트 벽화, 또는 그보다 더 나아간 고대 동굴벽화에서 기원한다는 말을 반박하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만화적' 요소들은 중세 이전부터 발견되지만, '만화'가 가능하려면 높은 문자인식률, 낮은 가격의 인쇄매체 대중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만화의 사전(事前) 형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만화의 구성요소인 말풍선, 테두리 선, 칸과 칸의 연결, 인물의 구성요소인 인물군(群), 배경의 구성요소인 배경군(群)등의 세부적 요소를 차근차근 짚어봅니다. 뿐만 아니라' 편집물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작품이 제안하는 독서의 방식(p.260)"을 이야기하고, 만화를 읽는 독자들에게 필요한 환경과 독자들이 작품을 읽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독서' 가 가능한 정신적 모델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한상정 교수가 박사학위를 받았던 프랑스, 그리고 근대의 사례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영미권의 사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우리나라 만화로 시선을 옮겨 우리나라의 작품들을 토대로 '만화'의 레이어를 하나씩 분해합니다. 한상정 교수는 후기에서 "이 책은 어쩌면 일종의 혼종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만화를 이루는 구성요소들을 뜯어내는 과정을 함께 하다 보면, 다시 한 교수의 말대로 "만화학을 구축해내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p.280)"라는 질문에 다다르게 됩니다.

바야흐로  IP의 시대입니다. 시장의 규모나 상업적, 산업적 성취는 모두가 주목합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만화'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성취와 가능성을 고민해야겠죠. <만화학의 이해>는 '만화를 잘 한다'는 질문에 대한 답을 궁금해하는 작가와 독자들은 물론 연구가들에게도 다른 조각을 찾아낼 실마리를 건네는 책입니다. <만화학의 재구성>은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고, 가격은 정가 2만원입니다.​

* 한상정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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