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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CHECK : 웹툰자율규제위원회가 "서비스 종료"를 시킨다?

에디터 이재민

FACTCHECK : 웹툰자율규제위원회가 "서비스 종료"를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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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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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NEWS

 

 

 

웹툰자율규제는 독자와 플랫폼을 포함한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규제를 만들어가는 제도입니다. 법률이나 기타 제도에 기반해 '금지'와 '허가'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정선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은 때론 격렬한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누군가는 '잡음'이나 '논란'으로 볼 수도 있지만, 법률 등 제도에 의한 강제보다 유기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점에서 보다 건강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근 웹툰계에서 이슈가 되었던 네이버웹툰의 <복학왕>과 <헬퍼>, 2016년 <후레자식>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독자들이 문제제기를 하면 플랫폼이 반응하고, 그 반응이 과하다며 다시 비판을 제기하며 '적정선'을 찾아가는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독자들이 알기 힘들다는 불만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툰은 자율규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콘텐츠 분야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최근 중앙일보에서 발간하는 뉴스레터에서 '2018년~2020년 웹툰 자율규제위원회 민원처리 현황'을 공개하면서 ‘작가가 작가를 심의한다’거나, ‘서비스를 종료시킨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자료는 국정감사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출한 자료의 일부입니다. 웹툰인사이트에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팩트체크를 진행했습니다.

 

* 작가가 작가를 심의한다: 사실과 다름

 

먼저 웹툰자율규제위원회가 ‘작가가 작가를 심의’한다는 이야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웹툰자율규제위원회는 2012년 4월 9일 한국만화가협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업무협약을 맺어 설립했습니다. 2012년 1월 <열혈초등학교>가 조선일보에 보도된 후 연재 중단 통보를 받자 작가들이 나서 방심위에 의한 심의와 검열을 반대하는 '노컷운동'을 벌인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웹툰자율규제위원회의 구성부터 찬찬히 살펴봤습니다.

 

웹툰자율규제위원회에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홍난지 위원장을 비롯해 여성계, 청소년계는 물론 변호사, 법학교수, 정신과 전문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의견을 나눕니다. 결과적으로 학계, 법조계, 여성계, 청소년계, 의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지만, 웹툰 작가로 활동하는 위원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작가가 작가를 심의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오히려 작가 위원을 통해 창작자의 목소리가 직접 웹툰자율규제위원회 안에서 나올 수 있어야 보다 다양한 입장을 다룰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구성된 위원회의 논의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방심위에 접수된 민원 중 웹툰과 관련한 민원들이 웹툰자율규제위원회로 이관됩니다. 웹툰자율규제위원회에서는 해당 플랫폼에 민원 내용을 전달하고 의견을 청취합니다. 이후 위원들이 해당 웹툰을 읽은 다음 모여 의견을 종합해 논의합니다. 이후 의견서를 작성해 방심위와 플랫폼에 전달합니다. 의견서는 말 그대로 ‘의견서’이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습니다. 이 다음 플랫폼이 이 권고안을 받아 최종적으로 실행에 옮길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물론, 독자 반응을 토대로 플랫폼이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 협약사로는 네이버웹툰, 다음웹툰, 케이툰, 레진코믹스 등 10개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웹툰자율규제위원회는 작품을 들여다보고 자체적인 의견을 내는 곳이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민원에 의견을 제출하는 기관입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웹툰자율규제위원회는 ‘심의기관’이 아닙니다. 의견서에 적시하는 내용 역시 웹툰자율규제위원회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제도적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 8조 제 1호에서는 노골적인 성기 묘사를 규제하고 있고, 제 2호에서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아동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살상, 폭행, 협박, 학대행위등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웹툰자율규제위원회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할 경우 수정을 권고하거나, 현재 시행중인 연령등급에 맞춰 연령 등급을 조정(12세에서 15세 등)할 것을 권고하고, 성인물에 적합한 작품은 성인 인증을 권고하는 등의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 웹툰자율규제위원회에서 '작품 서비스'를 종료시킨다?: 사실과 다름

 

 

 

이 표를 다시 보면 ‘서비스 종료’라는 부분이 눈에 띕니다. 이 부분을 두고 ‘작가가 작가를 심의하고, 심지어 서비스를 종료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여기서 '서비스 종료'란 플랫폼에서 연재중인 작품을 종료시킨 것이 아니라, 현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성인물 광고’를 종료하도록 의견을 제출해 플랫폼, 또는 광고대행사에서 광고 서비스를 종료한 것을 말합니다. 

 

표를 마저 살펴보면, ‘성인 인증 권고’는 성인물을 15세 이용가 등으로 각색해 초반 몇 회차를 제공한 다음 로그인해 성인물로 이동해 감상을 유도하는 형식의 이른바 ‘낚시성’ 광고를 했던 작품에 대해 전 회차를 성인물로 서비스하도록 권고한 경우입니다. 이 사례를 보면 2018년 16건에 비해 2019년 44건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2020년에는 2건으로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는 자율규제를 통한 의견 제출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이어 ‘청소년 접근제한조치’는 연재작 중에 성인등급을 받을 필요가 있는 작품에 15세 이용가 등 청소년 이용가에서 성인물로 변경 조치한 것을 말하고, ‘연령등급 조정’은 전체연령가를 12세 이용가로, 12세 이용가를 15세 이용가로 청소년 연령등급을 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용수정’은 플랫폼이 독자 반응을 바탕으로 수정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기타’의 경우 현행법이 규제하는 성기나 체액 등의 표현에 대해 주의 권고를 하거나 혐오표현 등 아직 명확한 규정을 찾기 애매한 부분에 주의 요청을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행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문제를 고쳐 나가기 위해 규정을 수정하는 것과 현재 존재하는 규정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독자가 웹툰자율규제위원회의 정보를 찾기 어렵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정해진 규정에 따라 의견서를 제출하고, 플랫폼이 이를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삼긴 어렵습니다.

 

* 모든 주체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법 : 자율규제

 

웹툰자율규제의 핵심은 플랫폼과 독자가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독자가 민원을 제기하면 웹툰을 유통하는 플랫폼이 직접 나서서 의견을 낼 수도 있고,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법률로 강제하기엔 모호한 '선'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당사자간의 합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질서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중문화가 된 웹툰을 강제로 규제하거나, 무제한으로 방치하는 것보단 훨씬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데 적합한 모델입니다. 또한 웹툰 자율규제위원회는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에 먼저 특정 집단이 작품을 보고 결정을 내리는 '사전심의'나 강제력을 가진 규제가 아니라는 점이 강점입니다.

 

해외의 사례를 보면 1:1로 대응하는 사례를 찾긴 어렵지만 유튜브, 페이스북 등 대중적인 플랫폼에 입법을 통해 책임을 지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법안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트위터 CEO 잭 도시,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 등을 청문회에 불러 통신품위법 230조(Communications Decency Act)를 개정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플랫폼 사업자를 '단순 전달자'로 볼지, 인공지능이나 알고리즘을 통해 편집권을 가진 주체로 볼지를 판가름할 예정입니다. 독일은 2018년부터 사용자 200만명 이상 소셜미디어는 소비자 불만 접수 후 24시간 이내에 불법 콘텐츠를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으로 정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웹툰의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민원을 접수하고, 민간 영역인 웹툰자율규제위원회에 전달하면 해당 내용을 토대로 논의해 플랫폼에 전달하는 민간에 의한 자율규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자율규제는 결국 플랫폼이 책임의 당사자로 활동하고, 소비자인 독자의 의견이 직접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논의와 토론, 그리고 의견수렴이 필요합니다.

 

홍난지 자율규제위원장은 "차별표현 연구를 진행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정보 공개가 느리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홈페이지를 제작해 접점을 넓힐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 웹툰자율규제위원회는 플랫폼과 독자의 연결고리가 되어 ‘대중문화’가 된 웹툰이 법률과 규제에 의한 강제보다 논의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쉬움은 있지만, 분명 자율규제의 취지에 맞게 작동하고 있는 웹툰의 자율규제, 이제는 오해가 사라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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