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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뽑자 불법웹툰] 1. 불법 웹툰 사이트는 어떻게 차단될까?

에디터 이재민

[뿌리뽑자 불법웹툰] 1. 불법 웹툰 사이트는 어떻게 차단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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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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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OPINION

 

 

 

불법웹툰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8년 ‘밤토끼’ 운영자 검거에 이어 많은 사이트들이 폐쇄되었지만, 여전히 새로운 불법사이트들이 생겨나면서 노력에 비해 성과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신고-차단 체계가 일원화되면서 저작권보호원의 모니터링과 방심위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한 불법 웹툰 사이트들을 차단하고 있지만, 피해 당사자인 작가들은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차단하는 속도보다 새로 사이트를 만드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문체부는 단속 강화를 약속했지만,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디스코드’를 통해 불법 번역한 웹소설 등을 공유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실제로 규모를 떠나 웹툰 플랫폼들은 매출에 영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 방심위의 차단 프로세스: 태생적인 한계

 

그렇다면 방심위의 차단 프로세스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먼저 아예 처음 만들어진 신규 사이트는 모니터링 또는 신고를 통해 사이트가 확인되면 플랫폼에 저작권 침해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권리사(플랫폼)의 답변을 받은 후에는 심의를 통해 차단 결정을 내리고, 여기서 결정된 사항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ISP사(통신사, 케이블 인터넷 회사 등)에 차단 요청을 보낸다. 

 

문제는 번호를 바꾸는 사이트들이다. URL 변경 사이트의 경우는 권리사 확인 절차가 생략되고, 바로 심의로 이어진 다음 차단 결정을 내린다. 방심위가 ‘오래 걸리던 프로세스를 최대한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최대 수개월에서 짧게는 2주 이상 걸리던 차단 프로세스를 이미 확인된 사이트가 번호를 바꿔서 계속해서 불법웹툰을 퍼나르는 사이트들은 보다 빠른 차단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이들의 사이트 변경이 차단보다 빠르다는데 있다.

 

 

그럼 방심위는 왜 불법 사이트를 우선적으로 차단할 수 없을까? 그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제도적인 한계와 닿아있다. 우리의 차단체계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인터넷을 단속하고 차단하는 체계다. ‘볼 수 있는’ 콘텐츠와 ‘볼 수 없는’ 콘텐츠를 나누는 주체가 국가라는 점은 필연적으로 검열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HTTPS 차단”과 관련해 논란이 일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성향에 따라 차단 방향이 바뀔 수 있다면, 심각한 표현의자유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불법 유통 콘텐츠’의 불법성을 어디까지로 볼 것이냐에 따라 악용될 소지가 너무 크다는 점도 있다. 악용될 경우 중국의 이른바 ‘황금방패’처럼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우려는 주로 자본-국가로부터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추구하는 진보네트워크 등의 시민단체가 주장하고 있는 의견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특히 콘텐츠 업계에서는 실재하는 피해가 있고, 불법적으로 저작물을 게시해 이득을 챙기는 불법행위를 차단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면 온라인상 재산권 침해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고 반론한다.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작가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하는 것과 표현의 자유는 별개의 문제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번호만 바꿀 뿐'인 불법웹툰 사이트들을 우선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얼마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의문이 따른다.

 

결국 국가기관인 방심위 입장에서도 현재 제도상에서 마련해 놓은 안전장치를 거치지 않고 차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작가들의 피해와 결제를 통해 작품을 감사한 독자들의 분노 역시 살펴야 한다. 때문에 국가의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는 것은 보다 섬세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양쪽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설 뿐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 해외 사례: 영국의 실무준칙

 

국가주도 차단의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영국에서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이해당사자들을 모아 불법사이트로 인한 피해 구제를 위한 방안 마련을 오래도록 논의했다. 이에 따라 실무준칙을 만들고 ISP와 저작권자, 플랫폼 사업자등이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실무준칙을 통해 불법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고, 경찰과의 협조를 연계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차단이 실무준칙 테이블에 앉은 ISP, 저작권자, 플랫폼 사업자, 구글 등의 검색엔진과 같은 민간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영국 정부는 실무준칙을 준수하는 콘텐츠 사업자에 세금감면 등 2017년 한 해에만 4억 1,500만 파운드(당시 한화 약 6천억원)가량을 지원했다. 실무준칙이 시행된 2017년, 런던경찰청이 직접 적발에 나서 1억 파운드(한화 약 1446억원)가량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적발하는 한편 사이트 차단 등의 방식으로 접속이 어렵게 만들어 불법사이트의 광고수익을 64%가량 감소시켜 무력화하는데 주력했다. 처음부터 국가 주도의 차단이 아니라 민간에서 따를 수 있는 규칙을 만들기 위한 지난한 과정을 겪어온 결과다.

 

지금까지 국가기관인 방심위로 일원화된 차단 프로세스가 가진 한계를 알아보았다. 국가 주도의 인터넷 사이트 차단은 악용될 경우 폐해가 아주 크고, ‘불법’으로 유통되는 콘텐츠의 ‘불법성’을 규정하는 것이 아주 까다롭기 때문에 이해당사자들의 적극적인 논의와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 영국의 사례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의를 통해 표현의 자유와 재산권을 모두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2020년 3월 27일(금) 2부로 이어집니다.

 

[뿌리뽑자 불법웹툰] 1. 불법 웹툰 사이트는 어떻게 차단될까?

[뿌리뽑자 불법웹툰] 2. 불법 웹툰 사이트를 막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 플랫폼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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