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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 아티스트 레이블, “스트레인지 타이거"를 만나다 2 – THE SAFE SPACE

에디터 이재민

비주얼 아티스트 레이블, “스트레인지 타이거"를 만나다 2 – THE SAFE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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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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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NEWS

 

스트레인지 타이거는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인 집단이고, 그 중심에는 기획자가 있습니다. 다양한분야의 예술가들을 하나로 묶어내고, 그들이 가진 예술성을 엮어 세상에 존재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기획자가 하는 일이죠. 스트레인지 타이거 멤버들과 재이 대표와 함께 인터뷰 2부를 진행했습니다. 

 

비주얼 아티스트 레이블 "스트레인지 타이거" 를 만나다 1 - VARIOUS ARTISTS 보러가기

 


 

Q. 스트레인지 타이거를 기획하실 때 이런 형태의 팀으로 만들어낸 이유가 궁금합니다.

 

재이: 저는 공연, 음반 제작, 전시 기획 등을 했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를 다루더라도 성취하는 감각을 느끼는 감각은 똑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저는 음악 분야에 10년 넘게 있었기 때문에 음악이 아닌 다른 걸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약수 작가와 이야기가 잘 되어서 만화라는 콘텐츠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약수 작가가 만화쪽에 저보다 더 인프라가 많으니까 약수 작가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의 콘텐츠로 할 수 있는 일을 기획해서 만들기 위해 시작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계속 시도하고, 실패하고, 시도하고, 망가지고 하면서 도움닫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예요.

 

만화에 가까이 있는 입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말이었습니다. ‘실패하고, 망가지면서 계속 도움닫기를 하고 있다’는 말이 와 닿았던 건, 실패해도 괜찮다는 감각을 작가들에게 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공동체를 만들어낸 스트레인지 타이거를 만났기 때문이었습니다.


Q. 사실 그런 생각을 떠올리긴 쉬워도 실천에 옮기긴 어렵잖아요. ‘일단 해보자’고 생각하셨던 동력이 궁금해요.

재이: 저는 사람들을 좋아해요. 그 중에서도 사람들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걸 좋아해요. 사실 그래서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거나 이런 그룹을 운영하는건 잘 안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런 부분은 약수작가가 잘 하는 부분이었기에 그 역할을 나누기로 했고요. 대신 제가 잘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해보니까, 저는 ‘남들이 아직 안 해본 걸 멋지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더라고요.

그런 작가들을 모을 수 있는 안목은 저희에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생각하는 부분을 함께 할 수 있는 작가분들을 섭외하고, 그림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표현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가능성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창작을 하는 분들은 흔히 ‘예술가니까 자유로운 영혼’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느정도 강박들이 다 있거든요. 그 강박이 불안에서 오는 건데, 그런 강박을 좀 해소하고, ‘불안해도 괜찮다’는 생각과 함께 불안을 잘 해소하는 방법을 나누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동력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약수: 말 되게 잘한다(웃음)

 

웹툰은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는(또는 오지 않는) 매체다 보니, 작가들은 특히 더 불안에 취약합니다.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불안을 동력으로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공동체라는 점이 스트레인지 타이거의 방향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그럼 팀원분들은 혹시 악플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신지 좀 들어보고 싶어요.

 

약수: 우리 중에 악플 받아본 사람이 있나?(웃음)

 

최제연: 저 있어요. 어떤 분이 한동안 나쁜 글을 쓰더라고. 하지만, 무관심이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악플보다는 무플이 더 싫었어요. 악플로 스트레스 받으시는 작가 분들이 많으시기에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긴 합니다.

 

Q. 팀원 분들이 스트레인지 타이거를 어떤 존재로 생각하시는지 좀 궁금해요.

 

마빈: 사실 다른 아티스트와 콜라보 하는 걸 구상만 하고 있었거든요. ‘아, 저러면 재밌겠다.’ 같이. 근데 스트레인지 타이거를 통해서 실제로 이뤄낼 수 있는 지원을 할 수 있는 곳이라 창작자에겐 창작욕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 아닌가 싶어요. 아무래도 입금이 돼서(웃음)

 

김순태: 뭔가 창작의 과정이 고통스럽잖아요. 단톡방에서 다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나만 있는 게 아니야”라는 마음도 들고, 왠지 든든하죠. 

 

약수: 이게 다른 작가 단톡방이랑 조금 달라요. 저희 방은 대부분은 굉장히 조용해요. 이따금씩 누군가 갑자기 “하… 힘들다…”라고 올리면 여기저기서 “나도…” 하면서 서로 위로받고 다시 조용해지고 그러거든요(웃음). 멤버들이 다들 겪고 있는 상황이라 이해도 되고.

 

재이: 불안해도 되고, 짜증내도 되는데 그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 되는 거죠.

 

Q. 또 다른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고 계신 게 있을까요?

 

재이: 그동안 직접 준비했던 스트레인지 타이거 공식 웹사이트가 드디어 오픈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프로젝트는 웹소설 쓰던 약수 작가의 지인과 함께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때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어서 콜라보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아티스트들의 심리적 지원을 돕는 케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고요, 호랑이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 제작 등이 올해의 계획입니다.

 

<연관 링크>

* 스트레인지 타이거 홈페이지 바로가기 

약수: 그림 잘 하는 친구들은 많으니까, 기획만 잘 하면 좋은 보드게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스트레인지 타이거는 ‘느슨한 연대’인 것 같아요. ‘느슨한 안정감’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요.

 

긴유: 뭐라고 설명을 하면 좋을까요?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동료들이 마음의 안정을 주는 게 좋아요.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사실 저는 스트레인지 타이거가 다른데에는 말 못하는, 예를 들어 차기작 같은 경우도 여기엔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여긴 안전한 장소야. (It’s the safe place.)”미드에서 자주 등장하는 말입니다. 마음 편하게 이야기해도 되는 곳이라는 말이죠. 어쩌면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개인 창작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공간이 바로 ‘안전한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말이었어요. 흥미롭게도 성별 구분 없이, 데뷔 한 작가들이 위계질서 없이 편하게 모여 있다는 점도 ‘안전한 장소’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약수: 방금 약간 닭살 돋았는데, 이런게 약간 감동으로 와요. 사실 느슨하기 때문에 안정감이 드는 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뭘 해준게 없다는 말도 되거든요. 가끔씩 이렇게 소속감을 느낀다는 말을 툭 던지면 정말 너무 고맙죠. 

 

재이: 사실 약수 작가와 제가 새 멤버를 모실 때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예요. 기존 멤버와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요. 그걸 많이 고민한 다음 잘 안 맞을 것 같으면 오래 지켜보는 경우도 있고요. 

 

Q. 스트레인지 타이거와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작가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약수: 면접 봐야…(웃음)

마빈: 심사…(웃음)

 

재이: 여기 다 합격하신 분들이예요(웃음).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는게 가장 먼저 필요하죠. 눈을 맞대고 이야기를 좀 해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특이한 사람은 괜찮은데, 이상한 사람은 곤란한(웃음).

 

Q. 청각으로 하는 예술, 음악쪽에 오래 계셨던 대표와 비주얼아트를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재이: 음악에 제가 더 익숙한 것일 뿐이지, 제가 음악을 잘 안다거나, 음악은 내가 꽉 잡고있다거나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스스로는 열려 있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고, 두 예술 분야가 떼려야 뗄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을 하는 편이예요. 또 기획사에 있다 보면 별의 별 걸 다 하기 때문에 익숙하죠.

하지만 만화는 제가 익숙하지 않아서 ‘내가 방어적이 되는건 아닐까?’ 하는 고민을 좀 많이 하고요. 그래서 오히려 스트레인지 타이거의 느슨함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느슨한 연대지만, 일이 있을 땐 프로페셔널하게 할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스트레인지 타이거에게 영감을 준 '몬도'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처음 스트레인지 타이거를 기획하면서 벤치마킹 했던 곳이 ‘몬도’라는 곳이었어요. 코믹스와 음악을 연계하기도 하고, 영화의 포스터나 굿즈 등을 만드는 곳이거든요. 저희와 비슷하게 닿아 있으면서 또 되게 멋있게 하더라고요.

 

Q. 느슨함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팀의 프로젝트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너무 필요한 멤버가 연재중이어서 참여가 불가능하다던지 하는. 그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재이: 지금은 아직 젊은 작가들이고, 또 ‘사고를 쳐도 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뭔가 엄청 큰 수익이 나고, 기업의 역할이라기 보단 사람들을 놀래킬 수 있는 재미있는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작업을 하고 있는 도중인 작가에겐 참여를 부탁할 수가 없죠. 그래서 멤버가 정말 많아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속도를 내기보다 천천히 가자고 생각을 했어요. 느리고, 바로 수익이 안 나더라도 천천히 해보자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물론 좋은 제안을 주는 분들도 계시지만 당장 저희가 뜀박질을 할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꾸준히 가는 거죠.

 

Q. 작가님들 입장에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나갔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을까요?

 

조윤영: 음, 저는 계속 이야기했던 ‘느슨한 연대’에서 보호받고 있다는 감각이 되게 좋거든요. 그래서 이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멤버들이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제연: 저는 재미있는 것들을 이것저것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혼의 친구들”이라고 할까.(웃음)

 

긴유: 저는 같이 믿을만한 그런 사람들이 계속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고…(웃음) 사실 너무 당연한 건데 하기 힘든 거잖아요. 다 큰 사람들이 싸우지 않고 트러블 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거.

 

재이: 그래, 그걸 1년을 했네.(웃음)

 

김순태: 좀 다른 건데, 저 혼자가 아니라 그룹의 일원이기 때문에 ‘어디에 내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하는게 저의 목표예요. 저에게도, 스트레인지 타이거의 일원으로도요.

 

마빈: 개인 창작자가 자리잡기 위해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게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는 정말 잘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그런 객관적인 시선과 건강한 관계를 통해서 윈윈하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스트레인지 타이거”라는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되셨는지요?

 

재이: 저 분(약수 작가)이 호랑이를 되게 좋아했어요.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호랑이띠도 아니고 돼지띠인데(웃음). 

 

약수: 호랑이가 가장 강한 동물이니까요(웃음) 제일 강하니까 '잘 한다'라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줄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재이: 아무튼 그래서, 호랑이로 뭔가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생각을 하다가 ‘종이 호랑이’ 라는 이름으로 ‘페이퍼 타이거’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미 다른 회사가 있어서… 그 당시에 저희가 넷플릭스 시리즈인 “기묘한 이야기(The Stranger Things)”에 푹 빠져있어서 ‘Strange’라는 말에 꽂힌 거죠. 그리고 생각을 해보니까 옛날 우리 민화에 호랑이가 되게 이상하게 그려진게 매력적이고, 동시에 독특한 예술가라는 아이덴티티를 붙일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상한 호랑이”라는 이름답게 만화인들을 인터뷰하며 그동안 받지 못했던 인상을 받았습니다. 대단히 매력적이고, 치열하게 창작하는 예술가들이 서로를 의지하는 안전한 공간. 그 공간에 다녀온 것 만으로도 인터뷰를 한 제가 오히려 더 힘을 받았던 인터뷰입니다. 앞으로도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진 느슨한 연대, 스트레인지 타이거가 더 재미있는 작업을 이어가길 기대하며 인터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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