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친아' 낳은 워니 작가가 돌아왔다 - "워니프레임" 박종원 대표 인터뷰

'아재'들에겐 익숙한 웹툰이 있습니다. 바로 워니 작가의 <골방환상곡>입니다. "엄친아"라는 말이 이 작품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워니 작가는 "워니프레임"이라는 회사를 창업해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인터뷰를 한 지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워니프레임의 '박종원' 대표를 만났습니다.

 

워니프레임의 캐릭터 '금곰'. 건강함이 느껴진다(?)

 


Q. 간단하게 보고 계실 여러분께 자기소개와 "워니프레임"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 저희는 웹툰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모티콘 제작도 하고 있구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캐릭터 제작을 하게 됐죠. 저희가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 내릴까 고민을 하다가 ‘이미지 콘텐츠 스튜디오’라고 정의했고, 그림을 통해서 여러가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Q. <골방환상곡> 324화에서 “낚시라고 해서 서비스편을 올립니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휴식 후에 새 작품으로 네이버웹툰에서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하시더니 <취업의 소리>이후로는 네이버에서 뵐 수가 없었습니다. 연재와 창업 사이, 공백기라고 할 수 있는 시간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했습니다.

- 실제로 많이 힘든 시간이었어요. 네이버에 원고를 투고했다가 떨어지기도 했었고요. 그냥 그거예요. 연재가 안됐고, 2009년 경제위기 당시에 좀 많이 힘들었던 시기를 겪으면서 어려워지기도 했고요.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유도 거기에 있죠. 너무 힘들어서 ‘저 좀 뽑아달라’고 말씀을 드리면 회사들이 ‘저희가 어떻게 워니 작가님을 뽑아요’라고 말씀하셨던 적도 있고요. 막상 (<골방환상곡>의 인기가) 유리하게 작용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는 인플루언서라는 개념도 없었던 때라, 캐릭터의 유명세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던 때도 아니었고요. 조금 운이 없었죠.

 

Q. "엄친아"라는 말을 유행시킨 장본인의 입장에서, 또 이후에 대표가 되신 후가 어떻게 다른지가 궁금합니다. 

- 사실 회사를 운영하시는 분들과 저는 약간 입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제작회의에 직접 참여하면서 ‘제가 하는 일’을 같이 하는 거라서요. 컨텐츠 분야에서 좋은 영향을 계속 끼치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아직까지도 어시스턴트 분들 처우가 나쁜 걸로 알고 있고, 플랫폼사의 입장에서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작가분들의 처우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개선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희 같은 팀도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약간 ‘필연적인 존재’로 저 같은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악 분야에서는 창작자도 기업화가 되는데 웹툰쪽은 플랫폼사가 기업화가 되고, 창작자들의 경우는 조금 느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같은 부분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처음 워니프레임의 주요 사업은 B2B 웹툰 콘텐츠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변화가 있나요?

- 초기에 만화를 제작할 때는 광고 웹툰 같은걸 처리하는 것 만 돈이 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는 당연히 그걸 위주로 할 수밖에 없었죠. 이모티콘 제작을 하면서는 그쪽 영역도 기둥이 생긴 거죠. 초기는 B2B, 관공서 등 다양하게 일을 했고, 지금은 이모티콘 제안을 받아서 했다가 제작,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워니프레임 사무실에서 일하고 계신 분은 몇 분이나 계시나요? 처음과 비교해 직원 수도 많이 늘었을 것 같습니다.

- 지금은 7명, 저까지 8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1~2분을 더 모실까 싶기도 한데, 그렇게 된다면 마케팅과 해외(글로벌) 분야의 분들을 모실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저희와 같이 일하고 싶어하시는 작가분들 입장에서도 혼자 할 수 있는 이상의 일을 계속 할 수 있어야 되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것보다 더 큰 게 무엇일지 고민하고 논의하고 있습니다.

 

 

 

Q. 회사에서 만드신 작품중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 몇가지를 소개해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개인적으론 “이과티콘”을 유용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푸화하학!

- 인터뷰를 할 때 마다 제가 “작가 시절과는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씀을 드리고 있어요. 그런 아이디어를 실현해 내는 분들은 작가 분이고요. “이과티콘”의 경우에는 메밀-몽구 작가님이 만드셨습니다. 두 분이 하신 일이라 쑥쓰럽죠. 저희가 만든 이모티콘이 50여종 정도가 있어요. 아직은 ‘워니프레임’ 이름을 달고 나온 적은 없는데, 자체제작 형태도 같이 힘을 좀 쓰려고 하고 있어요.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워니프레임' 이름을 단 이모티콘들

 

 

Q. 센스있는 이모티콘을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을텐데요, 워니프레임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모티콘을 제작하시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 짧게 이야기하기는 힘들고요, 대단한 것을 만들어내고, 콘텐츠를 만든다기 보다는 이모티콘에 한정적으로는 ‘감정 전달 장치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만드는 편이예요. 물론 제 이야기가 100% 맞다는 건 아니고요.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는 이모티콘도 사거든요. 하지만 저희의 시각이 그렇다는 거고요.

이모티콘을 언제 제일 많이 쓰는지 아시나요? 이모티콘은 상대방을 이모티콘을 써 줬을 때 가장 많이 써요. 이건 제작 테크닉이라 말씀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웃음).

 

Q. 최근에 IBK에서 투자를 받기도 하셨습니다. 그럼 사업 확장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제작중인 콘텐츠 외에 다른 콘텐츠를 준비하고 계신 것이 있을까요? 

- 아유, 많지요(웃음). 투자를 받았을 때 그 돈은 ‘신용’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나쁜 짓 안 하고, 그래도 이 업계에서 오래 버텼다는 걸 믿고 주신 돈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원가 5%짜리 물건을 부풀려서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그런건 하고싶지 않아요. 그런 일을 하라고 투자해주신 건 아닌 것 같아서요. 컨텐츠 자체가 돈 버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느슨하게 가려고 해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러다가 돈을 많이 벌 수도 있는거고요.

 

Q. 2016년 연말에 '드립플라이트' 라는 게임을 만들기도 하셨는데 지금은 다운로드 받을수가 없더라고요. 이런 류의 소규모 게임들을 만들어보실 생각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아이폰이라 못 해봤어요...ㅠㅠ)

- 드립플라이트는 정말 깔끔하게 망했습니다(웃음). 일단 저는 그런걸 즐기는 사람이라 괜찮고요. 게임은 IP의 관점에서 ‘인터랙티브 웹툰’이나 <밴더스내치> 같은 작품도 결국 게임이라고 볼 수 있는 요소가 있어서 결국은 만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지금은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워니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몇 년씩 빠르게 시도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탁월한 안목과 실행력이 있으시다 보니까 치고 나가시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생각이 드네요.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저는 ‘모든 과거의 합’이 현재라고 생각해요. 실수를 했건, 재수가 없었건 그게 모두 합쳐져서 지금의 저를 만들기 때문에 현재의 나에 만족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현재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실제로 약간 제가 ‘이거다’ 싶었던 것들을 너무 먼저 해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식당만 해도 제가 가던 곳이 나중에 맛집으로 유명해지고, 하는 식으로요. 저는 ‘문이 열린 곳이 있으면 가보는 사람’인 거고, 누군가는 유명해지고나서 가보는 사람이겠죠. 그게 뭐 좋고 나쁘고를 측정할 수는 없는 것 같고요. 저는 그냥 실패에 조금 내성이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Q. 아무래도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 연령층에 따라 다른 소비형태를 어떻게 따라가시는지 궁금합니다. 이모티콘같은 경우 타겟 연령층에 따라 완전히 소비가 갈리곤 하니까요.

- 저는 ‘연령층’이라는 말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맞았을 지 모르죠. 예전에는 생애주기에 따라 만나는 콘텐츠가 대부분 비슷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개인화된 미디어들이 등장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더 세분화한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초등학교 때 TV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자율학습을 하거나 학원을 가면 TV 애니메이션을 못 보게 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죠. 그래서 콘텐츠, 캐릭터 산업에서 조금 더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SNS에서 연재중인 '어썸데이툰' 중 일부.

 

Q. 그런 의미에서 <어썸데이툰>은 여러가지 목적이 있는 만화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접 소통하는 창구가 되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반응을 볼 수 있기도 하고요. 워니프레임에서 <어썸데이툰>을 운영하는 이유는 어떤게 있을까요?

- 뭔가 대단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구요, 그때 ‘뭐라도 그리고 있어야지’라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야 가치가 유지되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던 거고요. 그러다가 팬들도 꾸준히 반응해 주시는 과정에서 굳이 관둘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어요. 이걸 다른 콘텐츠의 캐릭터로도 더 만들어 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 과정에서 이모티콘이 더 잘 팔리면 좋겠죠(웃음).

 

Q. 다시 작가로 개인 작품을 연재하거나 출간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으신가요?

- 생각은 있죠. 그런데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을 먼저 해내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 채널 확대, 글로벌 진출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른 팀들도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BTS가 해외 진출하는 걸 보고 다른 팀들이 나가는 것처럼,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하고 싶네요. 

 

Q. 예비 독자, 작가분들과 창업자 분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사람마다 도움되는 얘기가 다 다를 것 같은데, 작가를 하건 창업을 하건 본인의 결정이라는 건 똑같을 거 같아요. 그리고 결국 작가를 하시건, 창업을 하시건 저랑 경쟁하셔야 하는데(웃음). 백종원씨 이야기를 빌리자면, 작가를 하시건 창업을 하시건 준비를 많이 하셔야 한다는 건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다 잘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후회 없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잘되는 분들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요. 앞으로 작품들이 계속 나올텐데, 독자 분들이 잘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잘못된 정보, 건의사항 및 기사 제보는 rarcissus@ariseobject.com 으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관련 기사들
Comments (0)
  • 아직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로그인
소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