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툰 사태', KT의 방관과 투니드의 책임회피로 무너지는 창작 생태계

 


 

2018년 6월 이미 전조를 보였던 케이툰의 운영문제가 다시한번 불거지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계약 변경을 요구해 물의를 일으켰던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불가를 통보하는가 하면, 원고료 전체 또는 일부를 반환하지 않으면 전송권을 돌려줄 수 없다고 주장하더니 이제는 전송권 반환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번 '케이툰 사태'를 통해 무엇이 문제이고, 또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 짚어봅니다.

 

 

*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유료 전환

케이툰의 전신은 '올레마켓웹툰' 이었습니다. 2010년대 초 KT에서 어플레케이션을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든 올레마켓의 사용자 체류시간을 높이는 등의 효과를 위해 무료로 출발했던 웹툰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2016년 9월,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케이툰'으로 전환을 알립니다. 심지어 작가 중에는 자신의 작품을 검색하다가 공개 시점보다 페이지를 먼저 발견해 플랫폼 측에 문의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케이툰의 전신인 올레마켓웹툰

 

그렇게 전환한 케이툰은 가장 힘을 쏟아야 할 오픈 초기에 기사 몇개를 제외하고는 흔적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원래 올레마켓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2016년 이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웹툰을 판매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를 위한 홍보수단이 거의 없었던 셈입니다. 올레마켓 웹툰 오픈 초기부터 연재를 계속해왔던 달고나 작가는 SNS를 통해 "7년간 고료 협상과 프로모션 제안을 할 수 없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7년 10월, 뜬금없이 KT의 황창규 회장이 "케이툰 2.0"을 발표합니다. 케이툰 2.0을 통해 향후 미래 산업의 핵심이 될 IP산업에 힘을 쏟고, 퀄리티 높은 작품들의 영상화 등에 적극 투자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지금도 찾아볼 수 있는 기사들에서는 "콘탠츠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017년 11월 15일 케이툰 공식 인스타그램 업로드 내용. 케이툰 런칭 1년이 지났지만 "무료웹툰"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케이툰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알기가 힘듭니다. 2017년 11월 15일에 케이툰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무료 웹툰'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이 자리잡아가던 시기에도 케이툰은 미리보기와 완결작 결제 모델 외에 수익 다각화를 위한 시스템을 발빠르게 마련하는 플랫폼이라고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아이폰X 화면에서 구동한 케이툰 앱. 위 아래가 검게 표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재생되는 시각매체인 웹툰 앱은 최적화된 해상도를 제공하는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케이툰 앱을 아이폰X에서 재생할 경우 아직도 해상도 최적화가 제공되지 않아 위아래가 검게 표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폰X 이후 버전 사용자들은 케이툰 앱을 사용하는것 보다 모바일 웹을 통해 보는것이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화면으로 웹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유료 플랫폼이 수익을 내려면 당연히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것과 사용자를 유지하기 위한 사용자 경험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 TV광고 등 다양한 방식의 홍보 전략을 선보인 경쟁 유료 플랫폼과 비교해보면 케이툰의 홍보는 아주 적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툰이 작가들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한 이유는 "매출 부진"입니다. 매출을 내기 위해 투자한 것이 없는데 어떻게 매출이 증가하느냐는 질문은 이미 2018년 6월에도 등장했던 질문입니다. KT와 투니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기보다 작가와의 일방적인 계약 종료를 택했습니다.

 

 

* 플랫폼 - MCP - 작가 계약구도의 문제점

케이툰의 계약구조는 KT가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한 자금을 대고, MCP(Main Contents Provider, 주요 콘텐츠 제공자)인 투니드가 운영을 맡아 작가들과 계약을 하는 형태입니다. 현재 작가들에게 연재종료 통보를 한 투니드와 KT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달고나 작가는 SNS를 통해 "투니드는 '전송권은 KT의 정당한 권리'이기 때문에 일방적 계약 해지임에도 전송권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하고, KT 담당자와의 연결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KT 직원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논리로 거절당했다"고 전했습니다. 

 

3월 21일(목) 미디어오늘 기사에 따르면 투니드가 작가들과 작성한 '부속 합의서'의 내용에 플랫폼이 KT올레마켓웹툰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전송권이 KT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들은 투니드와 맺은 계약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전송권을 넘길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작가들은 해당 내용에 동의한 적 없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KT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투니드가 KT에게 전송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보호할 수 없게 된 셈입니다. 법무법인 덕수의 김성주 변호사는 "세부약정서에 플랫폼이 'KT'라고 단 한 줄 기재되어 있다는 것 만으로 작가들이 전송권을 비롯한 연재 관련 권리를 KT에 양도하는데에 동의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하며 "KT와 투니드가 작품을 놓고 어떤 계약을 체결했는지, 그리고 계약내용 중 권리 양도 부분을 설명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KT와 투니드간에 어떤 계약이 있었는지 작가 입장에선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관리하는 것인지, 아니면 케이티로부터 권한을 위탁받아 KT와 투니드의 계약이 해지되면 자연적으로 권리가 KT로 넘어가는 것인지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작가 입장에선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처럼 KT가 입을 다물고, 투니드가 KT에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작가가 동의한 적 없는 전송권 양도가 가능한지조차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지난 위비툰과 코미카 등 다양한 플랫폼의 전송권 문제 사례를 통해서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이 직접 계약을 맺는 경우 경영진을 설득하거나, 합의가 이루어지면 전송권 반환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MCP를 거치는 경우 작가가 정작 '돈줄'을 쥐고 있는 업체와 협상하거나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원래 보다 전문화된 효율적 운영을 위해 존재해야 할 MCP의 존재가 플랫폼의 일방적인 계약 변경과 종료를 정당화하고 작가들의 항의를 무력화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작품 내에서 작품이 곧 연재가 불가능하게 된다고 전달하려고 했던 작가들의 경우 해당 내용이 편집되거나, 연재 종료를 통보받고 휴재 또는 늦게 업로드 된 작가들이 사유를 설명할수도 없게 편집되었다는 작가들의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투니드는 자신들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KT에 오롯이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KT의 입장을 대변하며 작가들에게 계약해지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매출 부진을 확인하기 위한 조회수 확인을 요구해도 거부로 일관하는 투니드가 단순히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데 피해받는 사람만



케이툰 홈페이지 하단에 위치한 사업자 정보 

 

케이툰 홈페이지에서 맨 아래로 내려가면 확인할 수 있는 사업자는 분명 KT입니다. (주) 케이티 대표이사 황창규의 이름이 적혀있고, 사업자 등록정보 역시 KT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그러나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작가와 계약한 업체는 투니드입니다. 현재 투니드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에서 "포트폴리오" 영역에는 케이툰에 연재중인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별 탭을 눌러 '연재작 보러가기'로 진입하면 케이툰의 화면이 등장합니다.

 

 

투니드 홈페이지 포트폴리오 영역. 케이툰에 연재중이거나 연재되었던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연재를 종료하고 전송권 반환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근거는 물론 책임자조차 확인할 수 없는 가운데, 작가들은 작품만이라도 돌려받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중입니다. 이전에 케이툰에서 연재했던 A작가는 "같은 이유로 일방적 연재 종료를 당한 입장에서 참담하다"며 "당시 연재 순위, 회당 PV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인기가 없고 하위권'이라며 원고료 인상도 없다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습니다. 같은 이유로 유료화, 미리보기도 불가능하다고 하여 이에 투니드 계약서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그 주에 일방적으로 연재종료를 카카오톡으로 통보 받았습니다. 제 작품의 마케팅을 찾아볼수가 없어 마케팅 자료를 요청했으나 별도로 마케팅 자료를 남기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미 몇년 전부터 케이툰에서 연재종료를 당한 작가들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온 셈입니다. 작가 관리와 콘텐츠 관리를 맡는 MCP가 마케팅 자료를 별도로 남기지 않는다는 주장은 믿기 힘듭니다. 마케팅은 결국 자금 운용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KT의 방관과 묵인, 투니드의 책임회피가 작가들의 피해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웹툰인사이트에서도 취재를 위해 KT와 투니드의 입장과 향후 계획등에 대해 답변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A작가는 이런 상황에 대해 "저는 혼자여서 힘들었지만, 지금 피해를 받는 작가분들은 반드시 성공하시길 바란다"고 피해 작가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케이툰 2.0"을 통해 창작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던 황창규 회장의 다짐은 공허하기만 합니다. 창작자와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투니드 엔터테인먼트는 창작 생태계 조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질 따름입니다. 창작자를 존중하지 않는 생태계가 어떻게 '창작' 생태계일 수 있는지, KT와 투니드에 묻고 싶습니다.

 

· 잘못된 정보, 건의사항 및 기사 제보는 rarcissus@ariseobject.com 으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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