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리뷰부문]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
사실 이 작품을 알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알지 않은 대신 그만큼 이 작품에 깊게 빠져들었다. 내가 생각할 때는 이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이 작품의 매력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 글을 썼다.
매력을 알게 되려면은 먼저 작품을 알아야할 것 같아 짧게 설명해보자면, 주인공인 모모세 나루미는 전남자친구와 회사에 오타쿠인 것을 들켜 회사를 이직하게 된다. 그리고 이직한 회사에서 소꿉친구인 니후지 히로타카를 마주친다. 전 남자친구와 회사에 오타쿠인 것을 들키는 바람에 회사를 이직하게 된 모모세는 이 번 회사에서는 들키지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 다짐이 무색하게 니후지는 상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모모세에게 이번 코믹마켓에 참가하겠냐고 묻는다. 하지만 사실 상사인 코야나기 하나코와 카바쿠라 타로도 오타쿠였어서 이번 기회로 친해지게 된다. 모모세와 니후지는 그 날 회사가 끝난 후 술을 같이 마시게 되는데,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모모세의 연애들에 대해 알게된 니후지는 그렇다면 자기 사귀자고 제안을 하게되고 모모세가 ‘채용’이라는 말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 후로 일어나는 회사생활과 연애, 오타쿠와 취향이 맞는 친구들로써의 일상을 달콤하고 때로는 위트있고 또 어른스럽게 다룬다.
이제 이 작품의 매력에 대해 알게 될 준비가 되었으므로 말해보자면 첫 번째 매력으로 전반적인 설정에서 나오는 현실감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나는, 드라마나 책과 애니메이션들을 보면서 “현실감이 없네”라는 말을 자주 하고는 한다. 그럴 정도로 현실과 다른 점이 많은 판타지나 애니메이션에서도 현실감을 많이 찾고는 하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현실감이 있으면 적당하게 몰입을 해서 즐길 수 있고 또 동질감을 느끼면서 공감이 되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애니메이션은 내 취향에 딱 맞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왜 그런지 생각해보자면 등장인물과 배경설정이 이 작품에 가장 현실감을 더해준 것 같다. 유튜브에서 가끔씩 ‘화장할 때 사람유형‘이라거나 ’공부할 때 사람유형‘같은 영상을 볼 때가 있는데, 영상을 보고나면 나같은 유형이 있어서 ’사람들이 다 똑같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감이 간다. 공감도 가서 그런지 그런 영상들을 좋아하는데, 이 애니도 그렇다. 시청자와 주인공을 같은 ‘오타쿠’로 설정해서 공감이 가게 잘한 것 같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게다가 또 캐릭터설정도 보통 애니메이션에서 그려지는 오타쿠, 그러니까 일상을 취미에 시간과 돈을 온통 바쳐서 다른 부분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않는 그런 사람과 달리 취미에 시간과 돈을 할애하지만, 다른 부분에도 신경을 쓰면서 현실의 각자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이상적인 취미활동을 하는 실제로 거리를 걸어다닐 것 같은 오타쿠로 나타내서 더욱 동질감과 현실감을 같이 이끌어냈다. 또 캐릭터가 그렇게 나타나서인지 배경이 되고 관계가 맺어지는 부분도 주로 회사였는데 이 부분도 작품을 실감나게 만들어주는데 한 몫을 한 것 같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응팔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 같은 부류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코믹마켓과 서점에 가거나 다같이 모여 게임을 하며 노는 일들도 딱 지금 길 어딘가를 걸어가고있는 오타쿠의 모습 그 자체라서 더 알맞고 좋았다.
그리고 두 번째 매력으로는 등장인물들의 관계성의 표현에 있다. 또 간단히 등장인물들을 소개해보자면, 일단 주인공인 모모세는 보통 가장 흔한 타입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가장 좋아하고, 니후지는 가리는 건 없지만 게임을 가장 좋아한다. 카바쿠라는 다른사람들과 달리 취미를 숨기지만 뒤처지질 않을 만큼 중증의 오타쿠이고, 코야나기는 비해 좁은 반면 마이너취향을 좁은만큼 깊게 판다. 하여튼 서로 닮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만나면서 생기는 이 관계성이 너무 좋고 맘에 들었다. 관계성을 먼저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연애관계로 알아보자면 두 커플 모두 다 만난지 오래된 관계인 것은 같은데, 다른 점은 첫 번째 커플은 친구로 안 시간이 오래된 경우였고 두 번째는 연인으로 알게 된 시간이 오래된 경우이다. 그래서 둘 다 편안한 관계인 것은 닮았지만 어딘가 연애관계에서는 다른 느낌이 난다. 첫 번째는 서로 닮아가기 시작하고 두 번째는 이미 알게 모르게 닮아있다는 것이 다른 느낌이 생기는 거 같다. 니후지와 모모세는 둘이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게 더 많이 느껴졌다고 할까, 그런느낌이다. 니후지는 모모세에게 영향을 받고 더 어른스러워지려한다거나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고, 모모세는 잘 드러나지않는 니후지의 마음을 미리 알아차리고 고마워하며 고마운만큼, 미리 알아차린 만큼 더 배려해주고 아껴주는 게 보인다. 둘이 연애를 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이 반대가 되는 경우도 늘어나는데 이 과정이 여간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하지만 아직 연애를 한 시간은 짧기 때문에 항상 그렇지도 않고 상처를 줄 때도 많지만, 노력을 해가면서 변해가는 모습까지도 사랑스럽다. 그에 반해 카바쿠라와 코야나기는 앞에 말한 커플에 비해 더 성숙한 관계라는게 느껴진다. 이미 노력을 안 해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도움을 받는 걸 어색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편하게 고마워한다. 물론 그래서 서로 취미에 대한 의견이 달라 매번 싸우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지만 또 그래서 쉽게 화해하면서 풀어버린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 볼 때마다 머쓱한 웃음이 나오면서도 마지막 즈음에는 흐뭇한 웃음이 나오는 사이이다.
이런 커플들의 관계성도 충분히 훌륭했지만 커플들만의 관계성이 아니라, 두 커플들을 떠나서 같은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생기는 직장상사와 후배라는 관계, 술친구, 친밀한 직장동료라는 관계도 더해져서 캐릭터들을 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만들어준다. 내가 보기에는 이 관계는 문장으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 몰래 탄탄히 지지해주고 지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또 기대는 관계같다. 관계성을 이렇게 느끼게 만들게끔 잘만들었다. 그리고 번개라던가 피어싱, 배구와 같은 자잘한 장치들을 이용해서도 그들의 관계를 더 깊게 느끼게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작게 넘어갈만한 소재들이 나중에 중요한 부분에 사용되는 부분이 되게 인상깊었다.
나중에는 니후지의 남동생인 나오야와 친구 사쿠라기 코우도 작 중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관계들도 생겨난다. 나오야와 니후지의 직장동료들이 만나 의심하다가 믿게되는 관계도 제법 재밌었고 나오야의 반응도 재밌었다. 나오는 비중이 적어서 다른 인물들에 비해서는 잘 알지못했던 것 같아 아쉬었지만 분명 이 관계도 맘이 두근두근하게 떨릴 정도로 재밌을꺼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특히 다른 관계들은 이미 둘 다 같은 취미를 갖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같은 취미를 공유하게 되는 과정이 보이므로 다른 방향성이 좋았다.
세번째로 전반적인 연출에서 흘러나오는 매력이 멋있었다. 보면서 계속 이 부분을 이렇게 연출할 수도 있고 이런 설정이 들어가도 이런 느낌으로 다르게 연출되는구나 싶어서 보면서 계속 입으로 우와하고 소리를 냈다. 평소와 같은 일반적인 분위기에서도 독특하고 색다른 연출들이 나와서 놀라웠다. 하지만 특히 전체적으로 개그연출을 할 때 매력이 빛났다. 오타쿠라는 인물들의 설정에 맞게, 또 현실적으로 연출하면서도, 재밌고 연출을 잘했다. 일단 주제가 신선해서 다양한 연출이 생겨나고 돋보였던 것 같지만, 작가의 역량 또한 좋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내용으로 개그요소들이 소비되는 걸 작품에서 본 적이 없다.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와서 놀라웠다. 게다가 비유도 적절하고 연출들 덕분에 굳이 생각할 필요없이 딱 하고 무슨 말인지 알 수 있게 느낌이 왔다. 그냥 다 좋고 너무 좋아서 더 할 말이 없다고 할까. 그래도 굳이 가장 좋았던 연출들을 꼽으라면 여러 화에서 나오는 다른 게임연출들을 인용한 부분이다. 주로 포켓몬게임을 이용하는데, 배틀신이나 포켓몬에서 배틀을 할 때 여러가지 방법을 고를 수 있는 부분을 이용, 또 공격에 대한 해설 등이 나오는 부분도 이용해 연출했다. 그 부분이 어색한 부분없이 매끄럽게 섞여서 보기좋았다. 또 그 밖에도 12화에서 나오는 배구공을 따라가게끔 연출하는 구도라거나 2화에 헤어질 때 서로가 나눠지는 모습을 아래처럼 보이게한다거나 7화에서 보통 사람의 시야로 바라보는게 아니라 동전의 시야로 보게하는 부분이 좋고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인데, 남자주인공인 니후지의 감정선이 좋았다. 니후지는 얼굴로 감정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모모세의 말처럼 ‘대화하는 장면에서 이 텐션에 얼굴표정이 따라오지않는’ 그런 사람이다. 모모세과 만나기 전까지는 감정표현도 적어서 로봇같다고 하는 말을 들을 정도로 표현을 잘하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모모세와 연애를 하고 닮아가면서 감정변화가 생기는 모습을 잘 드러냈다. 또 보통 평균적인 다른 애니메이션들처럼 입이나 목소리를 사용하지 않고 주로 눈을 이용해서 감정선을 나타냈는데 이 부분이 가장 맘에 들었다. 특히 놀이공원에 가는 9화에서 눈이 살짝 흔들렸다라고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만, 눈이 살짝 흔들리면서 가늘게 떨렸는데, 그리고 놀라면서 순간 눈동자가 미세하게 커졌다. 그 장면이 왠지 모르게 내 마음에 와닿았다. 그 장면만큼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니후지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감정묘사가 탁월했다. 눈의 동공크기라던가 미묘한 뺨의 색깔변화나 쌍커풀과 눈의 주름등으로 눈에 잘 띄지않지만 한 번 알아차리게 되면 빠져들게 되는 감정변화가 이 작품에서 연출과 더불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다.
모든 작품들이 그렇듯이 매력이 되어주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은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들도 있다. 이 또한 주관적인 요소들이 강하기 때문에 완전히 믿기보다는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라는 식으로 읽어주면 좋겠다. 먼저 반감하는 요소라면 일단 너무 빨리 끝났다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이 주제를 가지고 더 재밌게 참신한 소재로 이야기를 끌고갔을 수 있을덴테, 너무 빨리 이야기를 끝낸 것 같다. 특히 니후지의 동생, 나오야와 사쿠라기의 이야기가 아직 마무리가 되어 있지않다. 이 부분이 나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평을 들어봤을 때 공통적으로 아쉽다고 이야기가 나온 부분이었다. 적어도 나오야와 사쿠라기의 이야기만큼은 가볍게라도 끝을 지었으면 나도 그렇지만 다른사람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글을 쓰면서 이 애니메이션이 이번에 실사화 영화로 나오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실사영화로 만드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만들기보다는 이어서 시즌2를 만드는 편이 반응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또 이부분도 다른 사람과 내 의견이 일치했던 부분 중 하나이다. 다른사람들의 평으로는 처음부터 작화가 불안하다고하거나, 후반부터 작화가 망가졌다고 하는 평이 많았는데 내 생각으로는 처음에는 작화가 이상한 것을 못 느꼈다. 나중에 그런 평을 들어보고 다시 봤을 때는 작화가 망가지는 감이 있었다. 얼굴상반신이나 클로즈업되는 부분에서는 작화가 망가지는 부분이 적었지만, 주로 전신이거나 위에서 내려보는 듯한 느낌의 샷, 특히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부분에서 작화가 많이 망가졌다. 보통은 심각하게 망가지는 것은 아닌데, 어딘가 어색하고 거슬리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처음과 달리 한 번 그런 부분들을 보고나자 나중에는 그런 부분에만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러니까 옆 사람의 옷에 달라붙은 실밥이나 손톱에 난 까시래기처럼 사소하고 작은데 계속 눈이 가는 그런 느낌이였다. 따지고 보면 틀렸다거나 한 건 아닌데 위치문제로 어색해보이거나 이목구비의 간격이 맞지 않아서 어색해보이는 경우들이 은근히 많았다. 그런데 나는 작화에 치중해서 여러번 돌려봐도 그렇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스토리자체가 로코물이지만, 코미디의 비중이 60%정도로 더 큰 코미디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그적인 연출에서 작화가 망가지는게 아니라면 그렇게 상관은 없는 것 같다.
Comments (1)
키안
소민님과 본 리뷰는 일반리뷰부문의 동상에 선정되셨습니다.
하여 웹툰인사이트에 가입된 이메일로 문의드린 내용이 있으니,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