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정말로", 즈세 작가의 'CAFÉ OK' - WIIZM WEBTOON (WEBTOON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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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OK

"괜찮아요. 정말로", 즈세 작가의 'CAFÉ OK'


CAFE OK

official icon "괜찮아요. 정말로", 즈세 작가의 'CAFÉ OK'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카페는 다양한 의미를 지니는 공간이다. 휴식공간이 될 수도, 일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카페가 가진 가장 근본적인 공간은 만남의 공간이라는 점일 것이다. 내 자리에 앉아있더라도 사람과 만날 수 밖에 없는 장소인 카페는 사람이 만나고 흩어지는 공간이다. 즈세 작가가 저스툰에서 연재중인 <CAFÉ OK>는 작은 고양이 비비가 늑대씨와 함께 카페를 운영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즈세 작가는 같은 이름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던 중 웹툰 작업을 병행하며 작품을 그렸다. 정식연재에 도전했지만, 주목받는 웹툰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에 연재되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상당기간 베스트도전에서 머무르던 <CAFÉ OK>는 2017년 저스툰의 런칭과 함께 연재를 시작하게 됐다. 준비과정이 길었기에 작가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연재를 시작함과 동시에 기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러스트를 전공한 즈세 작가에게 아직 생소했던 만화의 연출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동시에 갈피를 잡지 못하던 작품의 구성이 자리를 잡게 됐다.




<CAFÉ OK>의 등장인물들은 전부 동물로 묘사된다. 흔히 우화라고 알고 있는 이런 장치는 작가가 인간사회에 대한 비유와 풍자의 자유도를 높여준다. 아니나 다를까, 이 작품은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던진다. 짧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를 비비가 운영하는 ‘카페 OK’를 무대로 펼치는데, 매번 새로운 등장인물과 더불어 에피소드 중간중간 늑대씨와 비비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각의 에피소드의 등장인물들은 현실의 집단을 대변한다. 예를 들어 ‘괜찮아요 모카번’에서는 검은 재규어를 모델로 유색인종을, 이어지는 작은 토끼 이야기에서는 왜소한 체구와 소심한 성격 탓에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들, <나 안~괜찮아>의 실키 작가와 콜라보한 ‘불만을 말하는 새 이야기’에서는 당사자로서 받는 차별을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도 ‘예민하다’, ‘과격하다’고 차별받는 현재의 많은 소수자들을 대변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즈세 작가는 우화가 가진 힘을 능수능란하게 이용하는 작가다. 인간의 이야기로 풀어내면 너무 급진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직설적인 화법 대신, 메시지를 숨기고 작가가 풀어내고자 하는 상황만을 전달해 독자들의 감정적 거리를 좁히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감정적 동요를 일으킨 다음, 독자들에게 주인공 비비와 늑대씨의 이야기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주인공들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 경력이 있는 작가답게 유려하고 따뜻한 그림과 색감이 더해지면, 독자들은 이 작품이 전형적인 치유계 웹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힐링 웹툰’이라고 부르게 된다.




사실, 이 작품은 고양이 비비의 성장기에 가깝다. 작가가 밝혔다시피 이 작품에서 비비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의 성별이 명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선입견은 등장인물들에게 성별을 덧씌운다. 우화적 표현의 한계라고 볼 수도 있는 이 지점을, 작가는 성별의 선입견을 강화시킬만한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해 그마저도 포용한다. 독자가 보고 싶은 대로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가치판단을 (적어도 작품 내에는) 보여주지 않는다.


프랑스의 철학자 엘렌 식수가 주장한 ‘여성적 글쓰기’라는 개념은 기존의 해답을 내놓기 위해 직선적으로 달려가며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남성-여성(또는 긍정-부정) 이분법적 사고를 비판하고, 명확한 해답이 아니라 경험 위주의 사고방식을 주장했다. 현재 많은 생활툰들이 결혼-출산 이후 여성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내놓고, 또 마찬가지로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지 않는 것이 여성적 글쓰기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CAFÉ OK>또한 마찬가지다. 여성으로 정체화된 비비가 카페를 꾸려나가며 성장해 내가는 모습은 물론 동화적으로 그려져 희망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많은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에서 비비가 경험하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CAFÉ OK>는 작가의 고민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작가의 데뷔작인 만큼, 아직 보완해야 할 지점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도 독자들의 마음속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깊게 고민하고 있다. 현실의 이야기를 말하지 않고도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다면, 현실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하는 작가에게 그만큼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 것이다. 바로 그렇기에, <CAFÉ OK>는 닿는 모든 곳에 존재하는 약자들에 대한 시선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 본 리뷰/평론은 이재민 웹론평론가와 성인수 만화평론가/작가 공동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이재민 웹툰평론가는 웹툰을 기준으로, 성인수 만화평론가/작가는 출판만화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한줄평) 고양이 '비비'의 성장기.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또 다른 존재들을 이해하며 세상의 지평을 넓히는 이야기.


장점

  • 일러스트를 보는듯한 따뜻하고 밀도있는 그림
  • 다양한 존재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단점

  • 에피소드별로 격차가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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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봄
  • 작성자 : 푸른봄
  • 작성일 : 2018/05/29 - 06:31
  • 소개글
만화를 좋아합니다.
때문에 웹투니스타를 시작했고, 어쩌다보니 평론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만화 평론과 만화계 전반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문의 : webtoonist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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