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의 족적을 따라서' 백봉 작가의 <나의 사명> - WIIZM WEBTOON (WEBTOON 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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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명

'각하의 족적을 따라서' 백봉 작가의 <나의 사명>


나의 사명

official icon '각하의 족적을 따라서' 백봉 작가의 <나의 사명>

 

작년 겨울을 기억하고 계신 독자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연인원 1300만이란 숫자가 거리로 나왔고 탄핵을 통해 평화적인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지 벌써 사계절이 지났습니다. 더불어 촛불에 대응하는 태극기 시위는 대중의 외면 속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몇몇 언론에선 진정한 박정희 시대의 종말이란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칼럼이 나오기도 했죠. 오늘 살펴볼 <나의 사명>은 태극기를 들고 시위하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음 웹툰 <노점묵시록>을 통해 미친 퀄리티의 병맛물 작가란 평가를 받았던 백봉 작가의 최신작이기도 합니다. 

 


 

대학원까지 졸업한 규식은 직장을 찾으며 택시 알바를 뛰고 있습니다. 택시를 주차하고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현실도피를 하던 규식의 택시에 고정웅이란 노인이 자리를 잡더니, 한 달간 택시를 빌리자고 제안합니다. 500만 원이란 큰돈에 규식은 그 제안을 덜컥 받아들이죠. 고정웅은 자신이 박정희 각하의 계시를 받았다며 혁명을 일으킬 거란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가장 도드라지게 보이는 <나의 사명>의 장점은 바로 캐릭터 표현입니다. 간결하면서도 디테일한 얼굴 표현이 작가 특유의 익살스런 이야기를 극대화 시키곤 하는데 대부분 실제 모델이 있는 캐리커처 방식입니다. 당장 주인공인 고정웅은 문희상 의원의 얼굴을 그대로 옮겼고, 초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큰 아빠 큰 엄마는 누가 보아도 정청래 전 의원과 최민희 전 의원입니다. 잠깐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뉴스에서 본 사람들을 본뜬 경우가 많고 <나의 사명>의 장르가 코믹에 가깝기에 이 장점은 더 극대화됩니다. 보통 진지한 모습만을 보이던 인물이 말도 안되거나 우스꽝스런 행동을 하는 지점들은 <나의 사명>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 본 딴 실제 인물의 정당이나 정치색과 전혀 관계없이 표현되기에 정말 킥킥대며 볼 수 있는 개그만화입니다.

 


 

백봉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이게 뭐야 ㅋㅋㅋ”라는 반응 속에서 묘한 진지함을 훅 찔러 넣는 작가입니다. 대표작 <노점묵시록>에서도 노점상에 대한 색다른 시선과 개그가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다소 교과서적으로 보이지만 <나의 사명>의 무기는 ‘풍자와 해학’이라는 고전적인 표현방식입니다. 언뜻 <나의 사명>은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어르신들의 삶을 비추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곧 이것이 황당함의 소재로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박정희 굿즈나 각하 사당에 놓인 술과 여자인형 등 아는 사람은 쉴 새 없이 터질만한 디테일들이 숨어있습니다. 관찰자인 주인공 규식을 통해 보이는 고정웅과 그 주변 노인들의 행동거지도 익숙하면서도 어이없는 상황들의 연속이죠. 지난 10여 년 간 쏟아졌던 진지한 사회비판 장르의 영화들과는 다른 맛과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쓰지 않지만 익살스럽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작품이 <나의 사명>입니다.

 


 

극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무난함과는 거리가 먼 전개가 펼쳐집니다. 금방이라도 이뤄질 것 같았던 고정웅의 혁명은 노인들과의 권력다툼으로 비화되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죠. 그리고 이런 거창하면서도 사소한 모순들은 <나의 사명>을 이끌어가는 엔진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군상극들이 어디선가 많이 봐왔던 행동들이란 것은 많은 독자들이 쉽게 눈치 채실 수 있을 겁니다. 마치 풍자와 해학의 대표주자인 탈춤과 마당극처럼 부조리했던 역사의 순간들을 익살스런 캐릭터들이 표현하는 재미는 다른 작품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나의 사명>의 장점입니다. 현재 저스툰에서 첫 시즌이 마무리 된 상태이니 가벼우면서도 뼈있는 풍자극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망설임 없이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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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웅
  • 작성자 : 김 태웅
  • 작성일 : 2018/01/17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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